올레시키에서 멈춘 포성
27일 새벽 3시(현지시각)부터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올레시키와 인근 구호 지역에서 군사행동이 멈췄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헤르손 방면 폭격 중단을 알렸고,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도 휴전 시작을 확인했습니다. 전쟁 발발 뒤 4년 8개월 만에 성사된 국지적 휴전입니다. 기간은 31일까지이며 연장될 수 있습니다.
올레시키는 전쟁 전 약 2만4천 명이 살던 곳이지만 지금은 1,700명에서 2,000명만 남았습니다. 2023년 카호우카댐 붕괴로 침수 피해를 입은 뒤 주민 이탈이 이어졌고, 남은 주민 상당수는 고령층입니다. 식량과 의약품, 식수는 거의 바닥났고 지뢰와 드론 공격 위험 때문에 대피도 어렵습니다.
멜라니아 트럼프의 중재
이번 합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의 역할입니다. 백악관은 그가 양국 지도부와 직접 접촉해 휴전 조건과 일정, 구호 절차를 조율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전쟁으로 헤어진 어린이 34명의 가족 재결합을 지원한 경험도 거론됩니다.
휴전 기간 양측은 의료진과 의약품, 식량, 식수를 우선 전달하고 민간인 대피를 위한 안전 통로를 열 계획입니다. 주민들은 본인 의사에 따라 우크라이나 또는 러시아 쪽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인도적 구호가 시급한 만큼, 작은 합의가 더 큰 협상의 물꼬를 틀지 주목됩니다.
키이우의 경보음, 남은 숙제
휴전은 올레시키에 한정됐습니다. 같은 날 키이우에서는 탄도미사일 폭발음이 잇따랐고 공습경보가 울렸습니다. 전날 밤 키이우 대학 부지가 타격을 입어 최소 1명이 숨지고 10명 이상이 다쳤으며, 하르키우와 파울로흐라드에서도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 지속 의지만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크렘린궁은 올레시키에서는 휴전 위반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다른 지역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국지 휴전이 전면 휴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이전 휴전 시도가 불신으로 무산된 전례가 있어 구호 작전의 진행 여부도 관건입니다. 11월 예정된 미국 중재 종전 협상 전 단계인 만큼, 이번 휴전이 신뢰를 쌓는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