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수정이 이뤄지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온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당이 법안의 명칭과 핵심 내용을 대폭 수정하기로 결정한 건데요, 가장 눈에 띄는 건 법안 명칭에서 ‘12·3 계엄’과 ‘윤석열’이라는 구체적 표현을 삭제한 점입니다. 이는 특정 사건과 인물을 지목하는 ‘처분적 법률’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수정안이 통과될 경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은 기존 법원이 맡은 상태로 1심을 마치게 될 전망입니다.
수정 배경에는 강력한 위헌 경고가 있었습니다. 당초 법안은 재판부의 판사를 선정하는 추천위원회에 헌법재판소장, 법무부 장관 등 법원 외부 인사를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었죠. 사법부는 이 조항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민주당은 이 같은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천위원회 구성에서 외부 인사를 완전히 배제하고, 그 권한을 사법부에 넘기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남아있는 근본적 질문
하지만 이런 수정에도 불구하고 법안의 근본적인 위헌성에 대한 의문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헌법은 군사재판을 담당하는 ‘군사법원’만을 유일한 특별법원으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군사법원이 아닌 형태의 ‘내란전담재판부’를 설립하는 것 자체가 이미 헌법적 정당성에 도전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죠. 비판자들은 특정 사건만을 위한 별도의 재판부를 만드는 것이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으며, 사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봅니다.
민주당은 또 다른 논란 조항들도 정리했습니다. 구속 기간 연장과 사면·복권 제한 조항을 법안에서 삭제한 대신, 별도의 형사소송법과 사면법 개정을 통해 유사한 효과를 거두겠다는 방침입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수정이 사법부의 부담을 덜고 신속하면서도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조차 법안 추진의 본래 취지가 희석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정치적 계산과 법적 쟁점 사이
이 법안 추진을 둘러싼 논의는 단순한 법률 개정을 넘어 정치적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법안이 실제로 시행되기보다는, ‘계엄=내란’이라는 공식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을 이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만약 기존 법원에서 ‘계엄은 내란’이라는 판결이 나온다면, 전담재판부는 필요 없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죠. 반대로 내란 인정 없이 중형만 선고되는 경우, 민주당이 법안을 실제로 실행에 옮길지가 새로운 쟁점이 될 것입니다.
결국 이번 수정은 위헌이라는 법적 장벽과 정치적 필요성 사이에서 민주당이 내린 타협안으로 평가받습니다. 당장의 위헌 시비를 피해 법안의 통과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선택이지만, 특별법원 설립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미뤄진 채 남아 있습니다. 향후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그 합헌성은 결국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달려 있을 전망입니다. 사법 시스템에 대한 정치권의 개입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한 오래된 논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