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오픈런에 총량 규제가 풀린 이유
최근 은행권 대출 한도가 바닥나면서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잔금 대출을 받지 못해 날벼락을 맞는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이른바 '대출 오픈런'이 현실이 되면서 금융당국이 결국 가계부채 총량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두 배 늘리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전 금융권에 약 30조 원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기게 됐는데요, 이는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주택 공급 연계 대출의 병목을 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가계대출 순증액이 이미 연간 목표를 웃돌면서, 실수요자들이 인터넷은행 등으로 몰리는 현상이 심각했습니다. 정부는 이주비와 잔금 대출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총량 목표를 합리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지만, 야당에서는 서민들이 선착순으로 대출을 경쟁해야 하는 기형적인 금융 환경이 조성됐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실수요자 숨통과 공급 활성화
확보된 대출 여력은 재건축·재개발 이주비와 신축 아파트 중도금·잔금 대출 등에 집중 투입됩니다. 특히 이주비 대출은 기존 집값과 신축 예정 집값 중 더 큰 금액을 기준으로 담보인정비율을 산정하게 되어 대출 한도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금융당국은 이주비가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추가 보증상품까지 신설해 실수요자들의 주거 이동 숨통을 틔웠습니다.
신혼부부와 청년층을 위한 지원도 눈에 띕니다. 그동안 결혼을 하면 부부 합산 소득 기준 때문에 정책대출 혜택을 잃는 이른바 '결혼 패널티'가 있었는데, 이제는 부부 중 1명의 소득만 따지는 기준이 추가됐습니다. 내년 1월에는 4억 원 이하 비아파트 구입이 가능한 '청년미래 보금자리론'도 도입되어 청년층의 내 집 마련 사다리가 한층 넓어질 전망입니다.
전세대출 규제 강화와 시장 불안 우려
반면 기존 아파트 대출은 오히려 한층 쪼아지는 방향으로 관리됩니다. 내년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아파트를 보유하고도 본인이나 배우자가 실거주한 적이 없는 비거주 1주택자는 전세대출을 쓰지 못하게 됩니다. 이는 임차보증금을 주택 매입 자금으로 활용하는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한 건데요,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기존 80%에서 70%로 낮아져 은행 심사가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규제가 전세 물량 감소를 가속화해 월세로의 전환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거주를 유도하다 보면 기존 세입자의 이동이 잦아지면서 저소득 임차 가구의 부담이 커지고,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가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당국은 투기 수요를 막으면서도 실수요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 서민들의 주거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