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둔화에 반도체 훈풍…6800선 탈환한 코스피
미국발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와 반도체주 강세가 맞물리며 국내 증시가 크게 숨을 돌렸습니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4포인트(3.56%) 상승한 6813.34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지난달 9000선 붕괴 이후 5500선까지 추락하며 조정을 겪었던 지수가 약 3주 만에 6800선을 회복한 겁니다.
이날 시장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강한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삼성전자는 4.89% 오른 26만 8천 원에, SK하이닉스는 5.92% 급등한 159만 3천 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덕분에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2000조 원을,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도 6000조 원을 각각 회복했는데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루에만 2조 원이 넘는 자금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외국인 매수와 AI 랠리가 만든 동력
이번 반등은 미국 증시의 긍정적인 흐름이 직접적인 자극제가 됐습니다.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보합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을 밑돌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둔화되면서 9월 연준 금리 동결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국제 유가와 국채 금리가 동반 하락하며 투자 심리가 한결 개선됐죠.
뉴욕증시에서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고, AI 클라우드 업체인 코어위브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호실적이 AI 인프라 수요에 대한 낙관론을 다시 자극했습니다. 이런 미국발 반도체 훈풍이 국내로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소부장 종목들이 고르게 올랐는데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가 55선까지 낮아지며 시장의 공포감이 상당히 해소된 것도 이번 반등에 힘을 보탰습니다.
사실 이번 상승은 지난달 극심했던 변동성 장세 속에서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며 찾아온 과도한 가격 왜곡이 일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등 외신들도 코스피가 최근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르며 새로운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는데요.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짙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설레는 마음 속 경계심…바닥은 다졌을까
지수가 반등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심리가 완전히 돌아선 것은 아닙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기류가 감돌고 있는데요. 지난달 급락 장세를 겪으며 레버리지 상품 폭락 등으로 큰 타격을 받은 개인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 해외 시장으로 자금을 옮기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투자자예탁금은 11일 기준 97조 9천억 원으로 올해 처음으로 100조 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국내 증시가 살아나려면 개인들의 복귀가 필수적이지만, 아직은 거래대금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향후 지수가 지속적인 랠리를 이어가려면 미국의 금리 안정과 AI 수요 전망에 대한 명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광복절 연휴를 앞둔 차익 실현 매물도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입니다. 당장의 반등이 반갑기는 하지만, 시장이 진정으로 바닥을 다졌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