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를 넘어선 축사와 타버린 과수원
2026년 8월, 기록적인 폭염이 전국 농촌을 덮치면서 농축산 현장의 비상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김해시는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오르고 강우량이 평년의 21.8% 수준에 그치는 등 극심한 가뭄까지 겹쳤는데요. 이로 인해 지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33%까지 떨어졌고, 벼 생육 저하 면적은 80㏊에 달했습니다. 사과 농가에서는 잎까지 탈 정도로 햇볕데임이 속출했고, 단감 재배 면적 887㏊ 가운데 30%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농업인들 사이에서는 온열질환으로 쓰러지는 경우까지 생겼습니다.
경기도 안성의 한 한우 축사는 내부 온도가 38.7도까지 치솟았습니다. 농장주가 지붕에 차열 도포제를 칠하고 물을 뿌리며 대형 선풍기를 돌렸지만, 폭염 앞에서 인력과 장비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물 뿌리고 선풍기 틀어도 막지 못한 폐사
이번 폭염은 특히 축산 농가를 강타했습니다. 땀샘이 없어 체온 조절이 어려운 돼지와 닭은 더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평택의 한 양돈 농가에서는 냉방 장비를 가동했음에도 하루 10마리씩 돼지가 폐사했고, 안성의 산란계 농장에서는 4만 5천 마리가 집단 폐사 위기에 처했습니다. 체온 조절 능력이 낮은 송아지들도 잇따라 죽었고, 김해에서도 축산 농가 57곳에서 총 1,539마리가 폐사해 약 1억 8천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총 68만 8천여 마리에 달합니다. 단순한 일시적 재난을 넘어서, 농가의 생계를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로 번지고 있는 겁니다.
폭염 시대 농업의 새로운 방어선
피해가 속출하자 각 지자체는 긴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김해시는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며 농업인안전재해보험 가입과 수냉식 조끼를 지원했고, 축산 분야에는 16억 원을 투입해 냉방기와 면역증강제를 챙겼습니다. 10명으로 구성된 현장기술지원단은 논물 유지와 과수 햇볕데임 예방 등 작목별 맞춤 관리법을 지도했습니다. 경기도 역시 가축재해보험 가입 지원과 축사 시설 개선비를 긴급 투입하며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습니다.
단순한 사후 대응을 넘어 기술적 해법 모색도 시작되었습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폭염으로 생육에 비상이 걸린 구기자를 살리기 위해 차광 및 안개 분무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는데요. 향후 3년간 소재별 온도 저감 효과를 분석해 농가가 바로 쓸 수 있는 실용 기술을 만들 계획입니다. 기후 변화가 일상화되는 지금, 농축산 현장의 방어체계를 근본적으로 다지는 노력이 더욱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