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유값 사상 첫 6달러 돌파, 트럼프 정부 비상법 동원 검토

연뉴KI
15개의 관련 기사

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12일 오후 1:03

발행: 2026년 9월 12일 오전 4:01

요약 생성중...

미국 경유 가격이 갤론당 6.06달러로 사상 처음 6달러를 돌파하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중동 분쟁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습으로 공급망이 경색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을 활용한 정유 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신규 건설보다 기존 설비 증설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으며, 경유 가격 상승은 물류비와 식료품 가격을 끌어올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민심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갤런당 6달러 넘은 경유값, 장바구니 물가 흔들다

미국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갤론당 6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미국자동차협회(AAA) 집계를 보면 지난 11일 기준 경유 평균 소매가격은 갤론당 6.06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3.71달러와 비교하면 1년 만에 60% 넘게 뛴 겁니다. 갤론당 6.06달러를 기록한 이번 경유 가격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63% 이상 치솟은 수치입니다. 휘발유 역시 이란 전쟁 직전이었던 2.98달러에서 4.29달러로 44% 상승했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가격 폭등은 중동 분쟁 확전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습이 겹치면서 원유 공급과 정제 능력이 동시에 위축된 결과입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에너지 수송 병목 현상이 지속되면서 공급망 전반에 긴장감이 커졌고요, 미국 내 정유시설 가동률은 이미 98%에 육박해 사실상 여유가 없는 상태입니다. 지난 10년간 일부 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전체 정유 규모가 줄었고, 남은 공장들도 멕시코만 연안에 집중돼 있어 공급 안정성이 취약한 구조를 안고 있습니다.

선거 앞둔 백악관, 비상법 동원 카드 꺼내

연료 가격이 폭등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물자생산법(DPA)을 활용한 정유 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미국 정유업체 10여 곳 관계자들을 불러 모으고 연방 자금을 투입해 정유 능력을 키우는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는 유가를 잡아야 한다는 백악관의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입니다. 신규 정유공장을 짓는 데는 수년이 걸리고 비용도 막대하기 때문에, 기존 설비를 증설하거나 효율을 끌어올리는 쪽에 연방 자금을 쓰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정유업계 중심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국방물자생산법은 1950년 한국 전쟁 발발 직후 군사 물자 확보를 위해 만들어진 법으로, 대통령에게 민간 기업의 물품 생산을 촉진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에도 석유 생산과 정유 및 물류 능력 지원을 위해 이 법의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고요, 이번에는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의 신규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지원 대상이 될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다만 정유업계는 신규 건설보다 기존 시설을 개선하는 편이 더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실제 정책 방향은 기존 설비 중심으로 잡힐 가능성이 큽니다.

잡히지 않는 유가, 물가와 민심은 어디로

경유 가격이 오르는 건 단순히 운전자의 주머니 사정만 얇아지게 하는 게 아닙니다. 경유는 트럭과 철도, 농기계, 어선, 건설 중장비 등 산업 전반의 핵심 동력이기 때문인데요, 연료비가 오르면 물류비가 함께 뛰어 식료품과 생활필수품 가격으로 전가됩니다. 실제로 지난 7월 물가지수에서 해산물은 7.0%, 신선 과일은 4.9%나 상승했고, 아마존과 페덱스, UPS, 연방우정청(USPS) 등 주요 배송 업체들은 이미 연료 할증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경유 가격 상승은 단순한 주유소 표시판의 숫자 변화가 아니라, 식료품부터 배송비, 난방비까지 연쇄적으로 번지는 물가 압력의 신호탄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수확철을 앞둔 농업주와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와 겹쳐서 콘벨트 지역 곡물 농가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특히 난방유 사용률이 높은 메인주와 농업 중심인 오하이오, 캔자스, 아이오와 등 격전지의 유권자들은 연료비와 생활비 상승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겁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인 케빈 해싯은 현재 디젤 가격 상황을 중대한 우려 사항으로 규정했고요,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 비축유 방출 외에는 뚜렷한 대응 카드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중동의 수송 차질과 글로벌 정제 능력 부족이 해결되지 않는 한, 고유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