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하락만 강조한 '안정' 보고서
국토교통부가 10월 18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는데요. 근거로 내세운 건 강남·서초·송파 3구의 흐름입니다. 9월 아파트 매매가격은 강남구가 1.65%, 서초구가 1.25%, 송파구가 0.45% 하락하며 10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고, 매매거래량도 5월 8,900건에서 8월 4,600건으로 줄었습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갭투자 비중이 지난해 10월 37.9%에서 올해 8월 6.1%로 급감한 점, 3월부터 8월까지 서울 주택 인허가가 전년 대비 74% 늘어난 점도 안정의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문제는 이 지표들이 강남권과 공급 선행지표 쪽에 집중돼 있다는 겁니다.
강남 밖은 전혀 다른 이야기
강남을 뺀 서울 전역은 사정이 다릅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9월 마지막 주 0.09%를 저점으로 10월 첫째 주 0.12%, 둘째 주 0.16%로 두 주 연속 확대됐고, 경기 남부는 성남 분당구 0.79%, 수원 영통구 0.69%, 화성 동탄 0.66% 등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전세 시장은 더 불안합니다. 9월까지 수도권 주택종합 매매가격 상승률 4.69%보다 전세가격 상승률 4.93%가 높았는데요. 전세가 매매가를 앞지르면서 무주택자들이 '생존매수'에 나서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습니다. 공급도 목표를 밑돕니다. 수도권 주택 착공 목표 26만8,000호 가운데 9만9,000호, 37% 수준에 그쳤습니다.
'끝물' 신호와 남은 과제
전문가들은 상승세의 지속 가능성 자체를 의심합니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초빙교수는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줄어드는 현상을 두고 2021년 하락 직전과 닮았다고 진단했습니다. 15억 원 이하 주택에 6억 원 대출, LTV 70%가 적용되며 외곽 지역이 급등했지만,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추격 매수가 끊겼다는 겁니다.
국채 금리가 4.4%를 넘어서고 기준금리도 따라 오르면 자영업자와 기업의 자금 사정은 더 팍팍해집니다. 여기에 비강남 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검토한다면 전세난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규제 완화가 매수 심리를 자극해 집값을 다시 밀어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남 가격이 반등할 경우 외곽으로 번지는 풍선효과도 변수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