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에 '환경신데믹' 역설까지…냉방 시장 격전

녹한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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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7월 7일 오후 3:03

발행: 2026년 7월 6일 오후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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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유럽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명 피해와 산불 속출 등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번 폭염에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 역설적으로 기온 상승을 부추긴 환경신데믹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에어컨 설치 규제가 엄격한 유럽에서 중국산 휴대용 냉방기기가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삼성·LG 등 한국 기업도 맞춤형 기술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치열한 시장 경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40도를 넘어선 유럽, 폭염이 덮친 여름

2026년 7월, 유럽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7월 첫 주에만 150여 명이 숨졌고, 6월 한 달 동안의 사망자는 1,029명에 달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에서도 40도를 웃도는 고온이 이어지며 세계보건기구는 유럽 전역에서 1,300명 이상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한 여름 더위를 넘어선 생존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겁니다.

인명 피해와 함께 산불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올해 초부터 약 5만 헥타르의 산림이 불에 탔고, 레 가바레스 보호림 지역에서도 직경 40km에 달하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프랑스 남부에서는 대형 산불로 투르 드 프랑스 일정까지 차질을 빚었죠.

미세먼지를 줄였더니 찾아온 역설

이번 폭염의 이면에는 뜻밖의 환경 역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유럽이 겪는 급격한 온난화는 대기 중 황산염 에어로졸 배출 감소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1980년 약 4,000만 톤이던 이산화황 배출량이 2010년 이후 100만 톤 이하로 줄면서, 지표면을 가려주던 태양광 차단 효과가 사라진 것입니다.

연구진은 모델을 보정한 결과 유럽에서 관측된 추가 온난화의 약 69%가 에어로졸 감소와 관련된 외부 요인으로 설명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세먼지와 산성비를 줄이려던 정책이 역설적으로 폭염을 심화시킨 '환경신데믹'의 전형적인 사례인 셈입니다. 이는 하나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른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온실가스 감축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에어컨 불모지의 전쟁, 중국과 한국의 경쟁

폭염이 계속되자 그동안 에어컨 보급률이 20%에 불과했던 유럽에서 냉방 수요가 폭증했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건축물이 많고 외벽 훼손 및 소음 규제가 엄격한 유럽에서는 에어컨 설치가 쉽지 않았죠.

이런 틈을 중국 가전 기업들이 파고들었습니다. 미디아의 휴대용 분리형 에어컨 '포타스플릿'은 창문 브래킷으로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어 유럽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900유로였던 가격이 1,199유로로 올랐고 암시장에서는 수천 유로에 거래될 정도로 품절 대란이 일어났습니다. TCL 역시 프랑스에서 에어컨 매출이 300% 넘게 늘었고, 중국 물류업계는 항공 전용 수송망까지 가동하며 공급에 나섰습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유럽 맞춤 전략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탈리아 호텔에 실외기 한 대로 실내기 64대를 연결하는 대형 시스템을 구축했고, 펠티어 냉각 기술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LG전자는 친환경 히트펌프로 남유럽 10만 가구 이상에 제품을 공급했으며, 저소음 이동식 에어컨으로 주거 환경의 규제를 피했습니다. 특히 LG는 설치 기술자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점이 현지 안착의 핵심 강점으로 꼽힙니다.

폭염은 유럽의 기후 정책과 가전 시장 판세를 동시에 뒤흔들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폭염 부실 대처 논란 속 정부가 불신임 투표를 겨우 넘겼고,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은 냉방 부족을 EU 에너지 정책의 실패로 규정하며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럽의 에어컨 보급은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인데요, 문제는 냉방 수요 급증이 다시 탄소 배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생존을 위한 냉방과 지구를 위한 감축 사이에서 유럽이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