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방한과 '두 국가' 발언 논란...5년 만에 복원된 한중 안보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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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8월 21일 오후 9:17

발행: 2026년 8월 19일 오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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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 방한 과정에서 남북을 '두 국가'로 언급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으나,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기존 시각 연장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5년 만에 복원된 안보실장급 대화 채널과 함께 공급망 안정화, 한중 FTA 협상 재개 등 실질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한반도 비핵화 표현 등 세밀한 입장 차이와 지정학적 균형 과제는 남아있습니다.

'두 국가' 발언 논란, 알고 보면 낯선 표현은 아닙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최근 방한하면서 남북을 '두 국가'로 지칭한 것을 두고 외교가가 술렁였습니다. 북한이 2023년 선언한 '적대적 두 국가론'을 중국이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는데요. 일각에서는 과거 한중 회담에서 주로 '남북관계'라는 표현이 쓰였던 점을 들어 이번 발언의 맥락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외교부와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의 기조 변화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2010년 원자바오 전 총리, 2011년 양제츠 전 외교부장, 2015년 훙레이 전 대변인 등이 남북을 '양국'으로 표현한 사례가 확인되었습니다. 주한 중국대사관 역시 2023년 한국과 조선이 유엔에 동시 가입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독립된 주권국가가 되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번 발언은 중국이 남북의 국가성을 인정해온 기존 시각의 연장선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적대적'이라는 수식이 빠진 점에서 북한의 주장과 직접 연결짓는 건 성급한 판단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5년 만에 열린 안보 대화, 회복되는 소통 동력

왕이 부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의 오찬은 2021년 12월 이후 약 5년 만에 이루어진 안보실장급 회동입니다. 양측은 이 채널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고, 왕 부장은 위 실장의 방중을 공식 초청했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는 남산 성곽길을 함께 산책하며 친밀감을 과시하는 장면도 연출되었습니다.

위 실장은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바탕으로 한 한반도 평화공존 구상을 소개하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비핵화 접근법을 설명했습니다. 왕 부장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화답했는데요. 고위급 외교안보 소통이 끊겼던 한중 관계가 복원의 동력을 얻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왕 부장은 한반도 긴장 해소의 근본 방안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를 언급하며, 한국이 진영 대결을 지양하고 전략적 자주성을 실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공급망 협력과 남은 과제

이번 방한에서 양국은 실질적인 협력 방안도 구체화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원유와 핵심광물 도입선 다변화를 강조해왔는데, 이번에 왕 부장과 공급망 안정화 및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 재개에 합의했습니다. 몽골 등을 상대로 한 자원 외교에 이어 중국과의 물꼬를 거둔 셈입니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연이은 만남을 통해 한중 관계가 전면 복원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왕 부장은 내년 수교 35주년을 앞두고 후속 조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오는 11월 중국 선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경제 협력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과 지정학적 긴장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제는 여전합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은 공식 발표에서 자제되는 등 세밀한 입장 차이도 남아있어, 향후 대화가 얼마나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