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거래일 연속 연저점
원·달러 환율이 1,325.2원에 마감했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2.9원 내린 수치로, 2024년 10월 2일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종가입니다. 지난 16일부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갈아치운 셈인데요. 장중에는 1,317.1원까지 밀리며 1,320원대 초반까지 내려섰습니다.
같은 날 코스피는 3.29% 오른 5,735.66에 마감하며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6,5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습니다. 통상 주가가 오르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데, 이번에는 그와 무관한 힘이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반도체가 만든 달러 공급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수출입니다. 관세청 집계로 이달 1~20일 수출액은 616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5.4% 늘었습니다. 반도체만 275억 달러로 222.5% 폭증했고,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은 47억4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입니다. 수출업체가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네고 물량이 쏟아지면서 환율을 아래로 눌렀습니다.
국제유가가 9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점, 미국 장기금리 하락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점도 힘을 보탰습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달러인덱스가 1.4% 오르는 동안 원화는 달러 대비 3.8% 절상됐을 정도입니다. 원·엔 재정환율 역시 100엔당 837원대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외국인 순매도입니다. 최근 30거래일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약 38조원이 빠져나갔는데도 원화는 강세를 지켰습니다. 주식시장이 AI 사이클 우려를 반영하는 사이, 외환시장은 경상수지 흑자에 주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1,300원 아래도 가능할까
증권가 시선은 대체로 아래쪽을 향합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사상 최대 경상흑자와 달러 수급 개선을 근거로 1,300원대 하단 형성 가능성을 점쳤고, 내년 범위로 1,250~1,420원을 제시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경상흑자는 4,500억 달러로 GDP 대비 20% 수준입니다.
물론 반대 재료도 만만치 않습니다. 10월 20일까지 거주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47억 달러로 9월의 4.7배에 달했고, 1,340원 아래로 내려오자 수입업체의 저가 매수도 재개됐습니다. 신영증권은 주요국 환율을 종합한 적정 상대가치를 1,361원으로 계산하며 중기적으로 1,300원 내외의 안정 흐름을 예상했습니다. 2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0%로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시장은 방향성을 두고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