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50%대 진입, 무엇이 민심을 돌렸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내각 지지율이 잇따라 하락하며 50%대에 진입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는 전달 대비 12%포인트 급락한 57%를,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는 10%포인트 떨어진 58%를 기록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과 지지통신 조사에서는 모두 50% 아래로 내려앉으며 출범 후 최저치를 나타냈습니다. 지지율이 한 달 만에 두 자릿수로 폭락한 것은 2022년 기시다 후미오 정부 당시 통일교 유착 의혹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폭락의 핵심 원인으로는 '황실전범' 개정안 강행 처리가 꼽힙니다. 상징천황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중·참의원 질의 시간은 총 6시간에 불과했고, 여성 천황을 인정하지 않고 남계 남성을 왕실 양자로 들이는 방식이 채택됐습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 조사에서 국민의 84%가 여성 천황 인정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와, 민의와 정면으로 배치된 결정이라는 비판이 거세집니다.
경제 측면에서도 불만이 누적됐습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물가 상승 대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이 71%에 달해, 긍정 평가(21%)보다 세 배 이상 높았습니다. 일본유신회와의 연립 합의를 위해 헌법상 논쟁이 있는 법안들을 밀어붙인 점도 독선적 이미지에 불을 질렀습니다.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강경 태도
이러한 위기에도 다카이치 총리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지지율 하락 원인을 분석하기 곤란하다며 답변을 회피했고, 입법부 경시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반성할 점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G7 중 가장 낮은 인플레이션율과 가장 높은 실질임금 성장률을 달성했다고 강변하며, '강한 일본'을 기조로 스토킹 가해자 GPS 부착 등 강력 범죄 대책을 내세워 지지율 회복을 노리고 있습니다.
국회 출석 시간도 적신호를 나타냈습니다. 최근 폐회한 특별국회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출석 시간은 33시간에 그쳐 최근 5년 전임 총리 평균인 68시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해외 순방이나 지방 방문이 늘어난 것도 아닌 만큼, 관저에서 소수 측근과만 소통하는 '은둔형' 국정운영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외교 변수와 야당의 한계
다카이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중요한 이웃'이라 표현하며 11월 선전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일본의 재군사화와 핵 억지력 부각을 비판하고 있어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주펑 난징대 교수는 대만 문제와 평화헌법 개정 입장이 변하지 않는 한 양국 정상 대면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야당도 효과적인 공세를 펼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각 불신임안 단독 제출에 필요한 51석을 보유한 야당이 없어,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진 중도개혁연합조차 49석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지지율 하락이라는 변수가 불거졌음에도 야권이 분산된 탓에 국정 운영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