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을 둘러싼 전면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청탁 의혹'이 녹취록 공개를 기점으로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김 후보자와 브로커 양 씨 간의 통화 내용을 잇따라 공개하며 공세를 펼쳐왔는데요, 이에 김 후보자 측은 직접 녹취록을 반박 자료로 내놓으며 맞서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은 브로커 양 씨가 제3자에게 전달한 내용이 실제 통화와 달랐다는 점입니다.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양 씨는 김 후보자에게 임상 승인 지연을 토로했고, 김 후보자는 식약처장에게 챙겨보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양 씨가 이후 제넨셀 대표 강 씨와 나눈 통화에서는 '청와대를 통해 보고서를 올리라고 했다'는 식으로 내용이 과장되어 있었는데요. 김 후보자 측은 이를 두고 브로커가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지어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의혹의 골격과 쟁점들
이번 의혹은 2021년 코로나19 치료제 업체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김 후보자는 브로커 양 씨의 요청으로 식약처장에게 신속 처리를 부탁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부정 청탁이 아닌 공익 민원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야권은 승인 기간이 타 사례의 절반 수준이었다며 청탁의 결과라고 주장하는데요, 김 후보자 측은 공식 처리 기간을 따지면 다른 사례와 차이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습니다. 브로커 등 관련자들은 재판에 넘겨졌지만, 김 후보자의 경우 청탁 대가를 받은 사실이 없고 알선뇌물 약속 혐의도 판례상 대부분 벌금형이나 선고유예에 그친다는 점이 고려됐는데요. 다만 제넨셀 대표가 임상 승인 과정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해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재수사 기로에 선 정국
최근 경찰이 해당 의혹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하고 재수사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야권과 시민단체의 고발이 이어진 결과인데요, 경찰은 고발인 조사를 통해 새로운 증거나 정황이 있는지 확인한 뒤 수사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한동훈 의원은 12·3 비상계엄 직후 내려진 기소유예 처분에 외압이 있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으나, 확인 결과 수사팀은 계엄보다 몇 달 앞선 지난해 9월에 이미 기소유예안을 대검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법무부와 검찰 내부에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김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본인이 다투고 있는 사건의 지휘부에 서게 되어 공정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반대로 임명이 무산되면 다음 달로 예정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김 후보자는 적극 엄호하는 분위기지만, 동시에 다른 논란을 안은 용혜인 후보자와는 엇갈린 기류를 보이고 있어 인사청문회 과정은 더욱 험난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