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직전 마지막 기회
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11일과 12일 이틀간 집중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합니다. 고용노동부의 중재를 받아들인 건데, 이미 노조는 오는 5월 21일부터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협상이 또 결렬되면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장 기간 파업이 현실화됩니다.
노조는 성과급 지급 기준과 임금 인상을 핵심 요구로 내걸었습니다. 특히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연봉 50% 상한제를 폐지하라고 요구합니다. 사측은 이에 대해 반도체 부문이 국내 1위를 달성하면 경쟁사 이상의 특별 포상을 지급하고, 6.2% 수준의 임금 인상과 복지안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JP모건은 노조 요구를 전면 수용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의 7~12%가 인건비로 증발하고, 39조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파업이 18일간 이어지면 반도체 매출에서만 4조 원 이상 손실이 예상됩니다.
벌어지는 노조 내부 균열
협상 테이블과 별개로 노조 내부 갈등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3대 노조인 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했고,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공식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초기업노조가 DX(가전·모바일) 부문 조합원을 배제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노노 갈등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런 내부 분열의 배경에는 반도체 직군과 DX 부문 간의 성과급 차별 의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메모리사업부는 흑자를 내며 성과급이 집중되는 반면, 실적이 부진한 DX 부문은 상대적으로 소외된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해관계에 따른 분열이 장기적으로 노조의 교섭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성과급 인플레의 파장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기업 전반으로 번질 조짐입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선례를 만든 뒤, 삼성전자 노조는 15%를 요구했고, 현대차와 LG유플러스 노조도 각각 순이익이나 영업이익의 30%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노조 요구를 수용하면, '영업이익 N%' 모델이 산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반면, 이런 수익 연동 성과급이 주주의 이익과 미래 투자를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TSMC처럼 성과급 규모를 주주와 이사회가 결정하는 방식과 달리, 한국 기업들은 노사 협상에서 과도한 성과급 요구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삼성전자가 신청한 파업 금지 가처분 심문을 예정대로 진행하며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조업 차질에 대한 법적 다툼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협상 테이블과 법정, 그리고 노조 내부에서 삼성전자의 미래가 엇갈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