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의 날, 다시 찾아오다
유해란이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브룩 헨더슨과의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지난달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 이어 메이저 대회 2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는데요. 한국 선수가 메이저를 연속으로 제패한 것은 2013년 박인비 이후 13년 만의 기록입니다.
같은 날 스코틀랜드에서는 김주형이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2타 차 역전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이는 2021년 임성재와 고진영 이후 4년 9개월 만에 나온 한국 남녀 동반 우승으로, 한국 골프의 위상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 순간이었습니다.
부상과 무명의 시간을 딛고 일어선 근성
사실 유해란의 이번 우승은 쉽게 얻어진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장내 물혹 제거 수술을 받으며 US여자오픈까지 불참해야 했고, 복통으로 스윙조차 힘든 날에도 퍼팅 연습을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한 오르막 경사면 연습이 이번 에비앙의 까다로운 그린에서 빛을 발했는데요. 가파른 언덕에서 반복한 연습 덕분에 정교한 고탄도 아이언 샷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이번 우승은 2015년 에비앙 주니어컵에서 개인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했던 14세 소녀의 꿈을 이룬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세계랭킹에서는 지난주 7위에서 4계단 뛰어올라 3위를 기록하며 개인 최고 순위를 새로 썼고, 김효주를 제치고 현재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습니다.
코르다 독주에 맞선 새로운 양강 구도
이제 유해란은 세계 1위 넬리 코르다의 독주 체제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습니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와 CME 포인트에서 모두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에서는 코르다와 단 6점 차이로 바짝 추격 중입니다. 오는 30일 개막하는 AIG 여자오픈 결과에 따라 메이저 여왕의 자리가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 기록한 11언더파 60타는 남녀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 18홀 최저타 신기록으로, 그 경이로운 집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2개 메이저에서 약 50억 원의 상금을 거머쥔 유해란은 이제 더 이상 미래의 자원이 아닌, 당장 지금 세계 골프를 이끄는 주인공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