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입장 속 커지는 파병 논란
정부가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 자산을 파병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폭발물처리반까지 거론되며 파병 규모와 시기가 구체적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청와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모호한 태도가 오히려 정치권과 여론의 불신을 키우고 있습니다. 참여연대와 전국여성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병 검토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파병 여부를 두고 정부가 여론 반응을 살피며 입장을 오가는 모습이 여러 정치 세력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실무 준비는 이미 진행 중
사실 정부와 군은 지난달부터 구체적인 실무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합참과 해군은 1만1000톤급 군수지원함 소양함과 P-8A 해상초계기, 폭발물처리반 등 투입 전력을 검토했으며 파병 규모는 150명 안팎으로 전망됩니다. 주변국과의 기항지 및 작전기지 확보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파병이 현실화되면 2004년 자이툰부대 이후 22년 만의 미국 요청에 따른 해외 파병이 됩니다. 이런 검토가 급물살을 탄 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듭된 압박이 작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이란 관련 지원을 거절했다며 주한미군 규모를 언급하는 등 한반도 안보와 직접 연결해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정부는 비전투 지원 자산 중심으로 교전 위험을 낮추면서 동맹 기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국회 문턱과 엇갈린 정치권
물론 실제 파병을 위해서는 국회 동의라는 헌법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국회에 파병 동의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원내에서 검토하는 상황이 아니라며 안보와 국익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반대로 여당 내에서도 이기헌 의원 등이 파병 동의안이 제출되면 반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보 야당들은 더욱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이번 파병이 불법 침략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며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미국의 요구에 끌려가기보다 국익에 맞게 임무를 주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호르무즈 파병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