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km 걸어 전한 비폭력 평화, 미국 사회에 던진 영성적 질문

네불J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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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2일 오후 2:47

발행: 2026년 2월 12일 오후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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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에서 워싱턴까지 3700km를 걸은 승려들의 ‘평화를 위한 걷기’ 행진은 미국 사회에 깊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맨발 고행과 사고 극복 등 고통을 직면하는 모습을 통해 비폭력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 이 행진은, 정치적 분열에 지친 시민들에게 종교와 인종을 초월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지속되는 이들의 활동은 평화가 단순한 성취가 아닌 지속적인 수행임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정치적 피로에 던진 침묵의 행진

지난 108일간, 승려 19명의 조용한 발걸음이 미국 대륙을 가로질렀습니다.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시작해 워싱턴 D.C.까지 이어진 약 3700km의 대장정이었는데요. 이들은 맨발이나 양말만 신은 채, ‘평화를 위한 걷기’라는 이름으로 고행에 가까운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이 침묵의 행진은 총기 사고와 혐오 범죄, 깊은 정치적 분열로 신음하는 미국 사회 한가운데에 ‘비폭력’과 ‘자비’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단순한 종교 행차를 넘어, 길을 따라 모인 수많은 시민들은 서로 다른 인종과 종교, 계층의 경계를 잠시 내려놓고 함께 손을 흔들며 이들을 환영했습니다. 미국 언론은 이 뜨거운 반응을 ‘정치적 피로감이 낳은 집단적 위안 추구’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고통을 견디며 보여준 치유의 길

이 여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추운 겨울,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행진을 방해했고, 중간에는 차량 사고라는 비극도 발생했습니다. 담 폼마산 스님은 이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는데요. 그러나 그는 휠체어에 의지해 마지막 구간에 다시 합류하며 행진을 끝까지 지켜냈습니다. 함께한 유기견 ‘알로카’의 존재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신체적 고통을 스스로 감내하는 이들의 모습은, 고통을 외부로 돌리기보다 내면에서 직면하고 치유하는 평화의 본질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실천이었습니다. 판냐카라 스님은 여정의 상당 부분을 맨발로 걸으며 마음챙김 수행을 실천했고, 그 모습은 자극적인 분노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행진 이후, 지속되는 평화의 물결

워싱턴 도착이 끝이 아닙니다. 행진단은 공식 플랫폼과 SNS를 통해 이 행진을 ‘현재 진행형’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시민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확산시키고 있죠. 그들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는 500만 명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들의 핵심 메시지는 ‘평화는 목적지가 아닌, 끊임없는 수행의 길’이라는 불교적 통찰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단호히 정치적 운동이나 입법 로비가 아닌 ‘영성적 초대’라고 자신들의 행보를 규정합니다. 워싱턴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의 연방 공휴일 지정을 요청하는 등 제도적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지만, 이는 주된 목적이 아니라 실천의 연장선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도시가 이들의 정신을 기려 ‘평화를 위한 걷기의 날’을 선포한 것은, 이 행진이 미국 사회에 뿌린 평화의 씨앗이 이미 싹트고 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