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환수 발언이 촉발한 파장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이른바 전작권의 조기 환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논쟁이 본격화됐습니다. 한미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었지만, 곧바로 양측의 온도차가 드러났는데요. 미국은 기존의 조건 충족 입장을 재확인했고, 한국 정부는 속도에 방점을 찍으면서 해석의 간극이 벌어졌습니다.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김태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작권 전환은 필요하지만, 그 기준은 대통령의 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준비"라고 밝혔는데요. 자주국방은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압도적인 방위 역량과 굳건한 동맹으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적입니다. '반드시 조기'보다 '빈틈없는 준비'가 우선이라는 겁니다.
'새 기준'과 영토 표현 논란
논란의 중심에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이 있습니다. 그는 워싱턴의 한 세미나에서 "대한민국은 DMZ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언급해 주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헌법 제3조가 영토를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규정한 것과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고, 김규하 육군참모총장도 국회에서 "동의하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영토와 관련된 표현은 대한민국 주권과 직결된다"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반면 브런슨 사령관이 언급한 '새 기준'을 두고는 확대 해석이 많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실제로 미 국방부가 상원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한국이 전작권 가속을 군 전투력 향상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입장이 담겼고, 전환은 양국 정부가 결정하는 사안이라는 설명도 함께 나왔습니다.
다만 미 상원은 2027년 국방수권법 개정안 등을 통해 전환 검증 절차를 강화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기와 조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협상의 부담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남은 과제와 전망
외교 안보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립니다.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조기 전환이 이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승리가 될 수 있지만, 양국의 군사적 역할이 분리되며 동맹의 결속력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반대로 청와대는 전작권 환수를 두 나라가 운전석을 바꾸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자주국방과 동맹 강화가 함께 갈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실무적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조기경보레이더와 정찰기 등 핵심 감시·정찰 자산의 가동률이 60%대에 머문 사례가 확인됐는데요. 전환 논의와 별개로 한국군의 대응 역량을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입니다.
12월 한미 정상회담이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조건과 시기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는 동시에 국민을 설득할 투명한 협상 과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