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과 직원 보상, 새로운 기준이 되다
국내 반도체 양대 산업체를 중심으로 임금과 보상을 회사 실적에 직접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총파업을 피하고 극적으로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으며, SK하이닉스도 이달 본격적인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돌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방식이 업계 전반의 새로운 협상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으로 활용하기로 잠정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평균 6억 3천만 원 수준의 성과급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고, 일부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약 1억 8천만 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었습니다. 반면 DX 부문 직원들에게는 상생 차원에서 600만 원이 지급되며, 사업부 간 보상 격차는 협상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사실 이런 방식은 SK하이닉스가 먼저 운영 중인 체계를 참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정하고 구간별 지급률을 적용하는 방식을 도입했으며, 이로 인해 실적과 보상의 투명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처음으로 넘어섰고, 이런 성과급 구조는 삼성뿐 아니라 카카오와 현대차, HD현대중공업 등으로 확산되며 각 산업의 새로운 협상 벤치마크가 되었습니다.
뜨거운 성과급 뒤에 숨은 격차와 법적 쟁점
삼성전자의 합의안이 도출된 배경에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이 작용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서며 파업 직전 상황을 막았는데, 노조 측은 강제 중재 시 영업이익 배분 구조가 빠진 안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합의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사업부별 막대한 성과급 차이가 조합원들의 불만을 키우며 노조 탈퇴가 속출해, 과반 노조 지위까지 상실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노조는 6월 17일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며 해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물론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만능은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주주총회 없이 회사 수익을 직원 보상으로 배분하는 것의 적법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더 큰 고민은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입니다. 현재는 AI 반도체 호황으로 HBM 시장이 뜨겁지만, 향후 실적이 주춤할 경우 이미 높아진 기대치가 회사의 투자 여력과 부딪히며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저금리 사내대출까지, 복지는 어디까지
성과급 논쟁과 별개로 삼성전자는 최대 5억 원의 저금리 주택자금 지원에도 합의했습니다. 무주택자와 상급지 이동 희망자를 대상으로 연 1.5% 금리에 10년 분할상환이 가능한데요. 이 대출은 금융권 규제인 LTV와 DSR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일부에서는 그림자 부채 확대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사례가 다른 기업으로 번질 가능성도 주목됩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최대 1억 원 규모의 융자 제도를 운영 중인데, 삼성의 사례가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두나무는 이미 무이자 주담대를 최대 5억 원까지 확대해 운영하고 있고요. 임직원 복지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주주와 시장의 시선은 이제 보상과 복지가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지는지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