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좁아지는 공급망
미국이 반도체와 태양광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에 대한 공급망 규제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폴리실리콘 파생제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최저 수입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는데요. 이는 자국 생산 시설을 보호하고 중국 반도체 공급망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1년여간의 국가안보 조사 끝에 나온 후속 조치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구리 기반 송배전 케이블까지 관세 부과 범위에 포함시켰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로 북미 수출이 늘어나던 국내 전선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 생겼습니다. 특히 LME 구리 가격이 전년 대비 46% 이상 급등한 마당에 25% 관세까지 더해지면 중저압 케이블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맞서기와 규제 전선 확대
중국도 미국의 압박에 수동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컴플라이언스 테스팅을 비롯한 미국 기업 및 기관 7곳과의 거래와 협력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들이 미국의 대중 제재와 신장 위구르 관련 제재를 지원했다는 이유인데요. 또한 미국으로 수출되는 드론과 핵심 부품에 대해서는 기존 간소화 허가 절차를 폐지하고 건별 심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은 이제 첨단 반도체나 AI 장비를 넘어 원료와 완제품, 인증 체계까지 전면적인 공급망 전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강제인증 제도에 따른 미국 기관의 공장 후속 검사를 중단하는 등 인증 체계까지 무기화하고 있어 갈등의 양상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딜레마와 기회
이러한 통상 환경에서 한국 기업들의 입지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습니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한화큐셀이 폴리실리콘 관세 예외 적용을 받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전선업계 역시 당장의 수출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하지만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보한 기업들은 오히려 해외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공급망 규제가 한국 산업 전반의 구조적 재편을 앞당기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앞으로의 통상 환경은 단순한 관세 문제를 넘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전면적인 재조명을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