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76만원, 가늘고 길게 받는 실업급여
내년부터 실업급여를 받는 분들이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듭니다. 고용노동부는 구직급여 산정 기준을 기존 주 7일에서 무급 휴일을 제외한 주 6일로 변경했는데요. 이에 따라 하한액 기준 월 수급액은 기존 198만원에서 176만원으로 낮아지고, 상한액 역시 204만원에서 181만원 수준으로 조정됩니다.
다만 받는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총 수령액은 기존과 동일하게 맞춰졌습니다. 총 지급액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매달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드는, 이른바 가늘고 길게 받는 구조로 바뀐 셈입니다. 예를 들어 150일분을 받는 수급자는 기존 5개월에서 약 5.8개월로 지급 기간이 늘어나게 됩니다.
왜 바꾸나요? 최저임금과의 역전
이번 개편의 핵심은 최저임금 근로자와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데 있습니다. 지금까지 실업급여는 무급 휴일을 포함해 주 7일로 계산돼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내지 않는 수급자의 실수령액이,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근로자의 월급보다 더 많았습니다. 일하지 않는데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받는 역전 현상을 끊어보겠다는 취지입니다.
이와 함께 상한액 설정 방식도 정액제에서 하한액의 103%로 자동 연동되도록 바꿨습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하한액이 상한액을 넘어서는 문제를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조기재취업수당 지급 기준도 월 소득 574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낮춰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손질했습니다.
재정 건전성과 남은 과제
고용보험 기금의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도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이 기존 1.8%에서 2.0%로 인상됐고, 노사가 각각 0.1%포인트씩 추가 부담하게 됐습니다. 정부도 일반회계 전입금을 6,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늘려 기금 안정성을 뒷받침하기로 했습니다.
2028년에는 육아휴직 급여 등을 전담하는 '일·가정 양립 계정'을 별도로 신설할 계획입니다. 저출생 대응으로 급증하는 모성보호 지출을 실업급여 계정에서 분리하려는 취지인데요. 고용보험 기금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시도지만, 노사 모두의 부담 증가와 재원 분담 방식을 둘러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민주노총은 모성보호가 국가의 전적인 책임임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재원을 분담하는 구조에 유감을 표하며 정부 지원 확대를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의 논의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