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100대가 뛰어간 가뭄 현장
2026년 8월 15일, 경남 거제시의 저수율은 27.3%에 불과했습니다. 농업용수 가뭄 단계 중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에 진입한 것인데요. 이날 오전부터 거제 곳곳 논에는 소방 물탱크차가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장목면, 둔덕면, 사등면 등 거제 일대에만 20대가 투입되어 농업용수 공급에 나섰습니다.
거제뿐 아니라 밀양, 함안, 의령, 창녕 등 경남 내 가뭄 심각 지역 5곳에는 전국에서 모인 소방 물탱크차 100대가 배치되었습니다. 경남과 창원 소방본부 소속 59대까지 합하면 도내 전역에 대규모 급수 지원망이 펼쳐진 셈입니다. 사흘 동안 논밭에 공급된 물은 2만 6천 톤이 넘었지만, 말라버린 저수지와 바닥을 드러낸 계곡을 보니 소방 당국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현장에서는 근본적인 해갈을 위한 강수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바짝 마른 농업 현장의 눈물
가뭄은 단순히 논만 마르게 하지 않았습니다. 함양군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현장을 찾아 특별 점검을 실시했는데요. 젖소 사육 농가의 축사 관리 상태와 딸기 시설하우스, 사과 과수원 등을 일일이 살폈습니다. 폭염과 가뭄이 겹치면서 축산과 원예, 과수 등 농업 전 분야가 동시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수동면 죽산리 저수지를 방문한 점검단은 저수량과 용수 공급 여건을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관계기관은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농업용수 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 농업인들의 걱정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생명줄 같은 물이 끊긴 채 작물과 가축을 지키는 일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보된 폭우가 안긴 또 다른 걱정
다행히도 기상청은 광복절 연휴 기간 중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 200㎜ 이상, 남부 내륙에 최고 150㎜의 많은 비를 예보했습니다. 15일 오후부터 내릴 것으로 보던 비는 당장은 오지 않았지만, 연휴 중 강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예보도 농민들의 마음을 놓이게 하지는 못합니다. 너무 오랜 기간 바짝 말라있는 땅에 짧은 시간 강한 비가 쏟아지면 오히려 산사태나 토사 유출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집중호우가 아니라, 땅이 충분히 스며들 만큼 오랜 시간 적당히 내리는 비입니다. 가뭄이 끝나는 길목에서 또 다른 자연재해의 불안이 엇갈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