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30%에겐 3만 원 더, 중산층은 동결
정부가 내년도 기초연금 개편안을 확정하면서 소득 하위 30% 노인의 수급액이 월 38만 원으로 오릅니다. 이는 기존 대비 3만 원 증액된 수준이고, 하위 3045% 구간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35만 9천 원을 받게 되죠. 반면 하위 4570%에 해당하는 290만 명의 연금액은 35만 원으로 동결되어, 물가를 고려하면 실질 급여가 줄어든 셈입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하후상박' 구조입니다. 가장 어려운 노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집중하면서도, 소득 하위 70%라는 기존 수급 기준은 그대로 유지한 것이죠. 저소득 부부 가구의 경우 감액률도 기존 20%에서 10%로 낮아져, 하위 30% 부부는 월 68만 4천 원을 수령하게 됩니다. 또한 직역연금 수급자 중 저소득층 11만 명도 새로 지원 대상에 포함되었는데요, 이들의 지급은 2026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고소득층 배제 실패하고 재정만 늘었다
문제는 이런 혜택 확대가 재정 부담을 키웠다는 점입니다. 내년 기초연금 예산은 25조 7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2조 6천억 원이나 늘었습니다. 현행 제도를 단순히 유지했을 때보다도 6천억 원 더 많이 쓰게 된 셈이죠. 당초 정부가 검토했던 기준중위소득 기반 절대적 기준 도입안이 폐기되면서, 고소득 노인들을 단계적으로 제외하는 구조 개혁은 사실상 무산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점을 쓴소리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고소득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노인층에 진입하는 시점에 수급 기준을 하향 조정하지 못한 건 정치적 부담을 피한 결과라는 겁니다. 생계급여와 연계될 때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잡혀 차감되는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어, 저소득층에 대한 추가 지원의 실질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업급여도 손질하고, 이후 개편은 국회에 맡긴다
이번 개편에서 기초연금만 바뀐 건 아닙니다. 실업급여는 지급 기준을 주 7일에서 주 6일로 바꿔 월 하한액을 198만 원에서 176만 원으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최저임금 노동자의 세후 월급보다 실업급여가 더 많았던 이른바 '시럽급여' 역전 현상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입니다. 지급 일수와 총액은 그대로 유지되며, 조기 재취업수당의 제외 기준도 월 574만 원에서 300만 원 이상으로 낮춰 재취업을 유도할 방침입니다.
고용보험 적용 범위도 보험설계사와 방과후학교 강사 등으로 확대되고, 2028년에는 일·가정 양립 계정을 신설해 모성보호 지출을 별도 관리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2028년 이후 기초연금 개편은 국회에 맡겨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다층연금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는데요, 당장 내년 예산은 늘었지만 장기적인 구조 개혁은 또다시 미뤄진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