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나온 불가역 선언
북한 국방성 고위 인사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다자 안보회의 무대에 올라 핵보유국 지위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김강일 국방성 부상은 제13회 샹산포럼 전체회의 연설에서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두고 비현실적인 망상이라며 걷어치워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북한 군 당국자가 이런 자리에서 핵 메시지를 직접 낸 건 2019년 이후 7년 만입니다.
그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가 헌법에 명시돼 있어 되돌릴 수 없는 한계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적대 세력의 핵 위협이 계속되는 한 자위적 핵전쟁 억제력을 끊임없이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습니다.
겨냥은 한미일 삼각 공조
연설의 화살은 한미일 안보협력에 집중됐습니다. 김 부상은 이를 핵동맹으로 규정하며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묵인과 조장 아래 핵 보유를 목표로 군사력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삼각 군사공조 체제가 핵동맹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핵전략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전술 핵무기를 활용한 공격 능력 확대에 무게를 둔 새 전략이 실전 사용 중심으로 진화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안보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반도 긴장의 원인을 외부에 돌리는 전형적인 논리인 셈입니다.
남는 쟁점
이번 발언은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국제원자력기구 총회와 관련해 핵보유국 지위의 불가역성을 언급한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 등 우호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패권주의와 일방주의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습니다.
반대로 한국과 미국, 일본은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이 대화의 전제 자체를 부정한 만큼 당분간 접촉보다는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핵보유국 기정사실화 시도가 어디까지 통할지가 향후 외교 판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