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14시간 만에 도착한 '첫 엽서'
지난 10월 7일 낮 12시 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로 하늘을 향해 올랐습니다. 이번 발사로 초소형 군집위성 2호부터 6호까지 5기가 목표 궤도에 안착했는데요. 발사 후 14시간 29분 만에 첫 지상 관측 영상이 지상국으로 전송되면서 위성체와 광학 탑재체가 정상 작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공개된 영상은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와 몽고메리 지역을 담고 있습니다. 4호기와 6호기가 각각 이 지역 상공을 촬영했는데요. 해상도는 가로세로 1m 픽셀 단위로 건물과 도로, 자동차 위치까지 식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5기 모두 지상국과 교신이 원활하고 전력 생산과 자세 제어 시스템도 정상입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국내 기술로 양산된 초소형위성의 안정적인 궤도상 작동을 입증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민간과 대학까지 넓어진 저변
조기 촬영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시제기와 검증기를 운용하며 쌓아온 경험이 있습니다. 선행 위성의 궤도 이력과 운용 데이터를 활용해 초기 점검 과정을 자동화한 덕분에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었죠.
성과는 군집위성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스텝랩이 개발한 16U급 초소형위성 대전샛-1호는 자체 제작한 우주용 카메라 SFCAM으로 궤도에서 '우주 셀카'를 찍어 지상으로 보내왔습니다. 위성 본체와 지구가 동시에 담긴 영상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선대학교 학생들이 직접 설계한 큐브위성 CPSat도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하며 정상 작동을 알렸습니다.
남은 과제는 운용과 제도
앞으로 수개월간은 영상 검보정을 거쳐 품질을 끌어올리고, 5기를 일정 간격으로 배치하는 군집 운용이 진행됩니다. 내년에는 운영 주체가 제주 국가위성운영센터로 이관되며, 획득한 영상은 국가안보와 재난·재해 대응 등 공공 분야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기술적 성과 못지않게 중요한 건 제도적 기반입니다. 위성 손실이나 발사 실패에 대비한 우주보험 체계가 대표적인데요. 국내 시장은 정부 발사사업에 수요가 몰려 있고 해외 재보험 의존도가 높아 전문인력과 위험평가 역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우주항공청은 제6차 우주항공 SOS 간담회에서 보험가입 의무와 책임한도 정비, 표준약관 개발 등을 논의했습니다. 로켓과 위성 개발만큼이나 위험을 관리하는 법과 금융 기반이 함께 갖춰져야 우주강국의 경쟁력이 완성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