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800년 만에 팔만대장경 다시 새긴다…최대 100년 대장정

브뉴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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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전 수정 · 2026년 10월 30일 오전 1:36

발행: 2026년 10월 29일 오후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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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가 800년 만에 팔만대장경 8만1352장을 다시 새기는 50~100년 장기 불사를 시작했습니다. 원본 대체가 아니라 전통 판각 기술과 수행 정신을 계승하려는 작업으로, 670여 명의 교육생과 3조~5조 원 규모의 대장경타운 조성 계획도 함께 추진됩니다.

800년 만에 다시 시작된 판각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2026년 10월 29일 팔만대장경을 다시 새기는 고불식이 열렸습니다. 8만1352장의 경판을 전통 방식으로 판각하는 50년 이상의 장기 불사가 시작된 겁니다. 행사에는 박완수 경남지사와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신성범 의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팔만대장경은 13세기 몽골 침략기에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며 1236년부터 1251년까지 16년에 걸쳐 조성됐습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고, 이를 보관한 장경판전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습니다. 이번 작업은 원본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 글자씩 새기는 과정 자체를 수행으로 삼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50년에서 100년, 무엇을 남기나

해인사는 2023년 장경도감을 설립한 뒤 판각학교를 운영하며 670여 명의 교육생을 길러냈습니다. 국가·지방무형유산 각자장 등 10여 명의 교수진이 전통 판각법을 지도하고, 현장에는 15명 안팎의 전문 인력이 남아 후진을 양성합니다. 산벚나무 300톤을 확보해 제재와 건조를 진행 중이고, 돌배나무 2천 그루도 심어 안정적인 목재 수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업비는 3조에서 5조 원으로 추산됩니다. 해인사는 33만㎡ 부지에 판각 작업장과 숙식·보관 시설을 갖춘 대장경타운을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완성까지는 최소 50년, 길게는 100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과 현재가 만나는 지점

해인사 주지 혜일 스님은 800년 전에는 전쟁의 종식과 백성의 안녕을 위해 대장경을 새겼다면, 오늘은 인간 존엄과 생명의 가치, 인류 평화를 기원하며 판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AI와 기계가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사람 손으로 한 글자씩 새기는 작업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묻는 대목입니다.

동시에 이번 불사는 사라져가는 전통 판각 기술을 후대에 전하는 장기 과제이기도 합니다.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만큼, 판각의 속도와 완성도, 인력 양성, 목재 확보가 앞으로의 관건으로 꼽힙니다. 800년 전의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어떻게 이어갈지가 이 대장정의 핵심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