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의 두 얼굴, 재판은 속고 수사는 멈춰
내란 종합특검과 디올백 특검이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쪽은 기소된 인물들의 재판이 다음 달부터 줄줄이 시작되며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든 반면, 다른 한쪽은 수사가 기관 간 떠넘기기에 가로막혀 제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내란 종합특검, 드디어 법정으로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홍장원 전 1차장 등 국정원 전 지휘부의 재판이 오는 9월 30일에 첫 공판준비기일을 갖습니다. 같은 내란 혐의로 기소된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의 첫 기일은 10월 2일로 잡혔는데요. 이들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내란 중요 임무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공판준비기일에서는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입증 계획과 쟁점을 정리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특히 홍장원 전 차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주요 정치인 체포 명단을 받아 적었다고 폭로한 인물이라, 재판에서 어떤 진술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그는 조은석 특검팀 수사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 혐의 입증에 도움을 준 핵심 참고인으로 꼽혔던 만큼, 법정 증언의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성현 전 단장에게는 다른 쟁점이 있습니다. 그는 수방사령관의 국회 출동 지시를 부대에 하달한 혐의를 받지만, 헌법재판소 등에서 임무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판단한 뒤 후속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고 대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재판부가 이러한 정황을 어떻게 해석할지가 내란 가담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디올백 특검, 떠넘기기에 발목 잡히다
반면 디올백 수사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디올백 관련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사건이 특검으로 이관된 후에도 수사가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특검으로 넘어간 사건이라면 수사 동력이 붙어야 하는데, 관계 기관 간에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수사가 교착 상태에 빠진 겁니다. 특검이 도입된 취지는 외압이나 기관 이기주의를 차단하는 것인데, 정작 내부에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며 수사가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특검 이후의 국면
내란 종합특검은 이제 법정 심리라는 새로운 문을 열었습니다. 국정원 지휘부와 수방사 간부들의 재판이 잇따라 열리면서, 지난해 겨울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법적 판단도 본격화될 것입니다. 물론 1심 재판이 끝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각 피고인의 법정 전략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올백 특검 쪽은 수사 동력을 어떻게 회복할지가 관건입니다. 특검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바로 이런 기관 간 떠넘기기와 외압을 차단하기 위함인데, 정작 특검 안에서도 같은 문제가 재현되고 있다면 제도적 허술함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두 특검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사법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지켜보는 이들의 시선은 더욱 짙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