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눌린 남부, 저수율 최저치 경신
올여름 남부지방의 가뭄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경남 밀양은 저수율이 32.6%까지 떨어져 전국에서 가장 낮은 기록을 보이고 있는데요. 최근 두 달간 경남 지역 강수량은 평년의 33%인 162mm에 그쳐 영농 급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낙동강 유역의 안동댐과 임하댐 등 주요 다목적댐도 가뭄 주의 단계에 올라 용수 관리가 더욱 시급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직접 밀양 현장을 찾았습니다. 초동저수지와 인근 농경지를 둘러보며 가뭄 피해 방지 대책을 점검하고, 농민들의 어려움을 직접 청취했는데요. 정부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기존 80억 원 외에 21억 원의 긴급 대책비를 추가로 투입해 하천 굴착과 양수 시설 설치 등 단기 용수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제주는 한파 넘어 폭염까지 사계절 재해
가뭄은 남부 내륙뿐 아니라 제주에서도 농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사실 제주의 농업재해는 이미 여름 태풍 중심에서 벗어나 겨울 대설과 봄 우박, 여름 폭염과 가뭄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복합재난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2024년 초에는 대설과 한파로 739ha가, 일조량 부족으로 220ha가 피해를 입었고, 봄철 호우와 강풍에 이어 벌마늘 피해까지 이어졌습니다.
여름이 되면서 상황은 더욱 엄격해졌습니다. 당근 파종기에 밭 지면 온도가 최고 53도까지 치솟는 등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덮쳤고, 2023년에는 무와 당근 중심으로 1,026ha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기후 위기는 농업재해를 더 이상 계절의 문제가 아닌 연중 상시 위협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농민들이 직접 물을 운반해야 하는 현실은 용수 인프라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사후 복구에서 예방으로, 대응체계 전환이 시급하다
정부의 긴급 지원은 당장의 물 부족을 완화하는 데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예방과 적응 중심의 체계 전환에 있습니다. 문대림 의원은 제주를 기후변화 대응 농업 복합재난 시범지역으로 지정해 기후적응형 품종 개발과 용수 공급 기반 확충을 제안했습니다. 물론 현재의 재해보험 제도가 사후 복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질적인 보장이 부족한 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변화는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강수량 감소와 기온 상승이 반복되는 한, 사후 대응만으로는 농가의 피해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농업재난 대응이 복구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지자체와 농어촌공사가 가용 자원을 집중하며 농민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는 노력도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