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에 부는 새로운 바람
필리핀이 역사상 처음으로 잠수함 도입을 본격화하며 한국 방산업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화오션 경영진과 만나 잠수함 도입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회동은 필리핀 해군의 전력 강화와 남중국해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움직임으로 평가됩니다.
한화오션은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도산안창호급 잠수함(SS-Ⅲ)의 우수성을 상세히 설명하며 협력 제안을 펼쳤습니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적용해 기존 잠수함보다 잠항 시간이 크게 향상되고 소음이 줄어든 점을 강조했습니다. 필리핀 측은 현지 잠수함 기지 건설, 유지보수센터(MRO) 구축, 그리고 첨단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해군 지휘관 및 승조원 교육 지원 방안에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48조 원 규모의 군 현대화 프로젝트
필리핀의 잠수함 도입 계획은 단순한 군사력 증강을 넘어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판단으로 읽힙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약 2조 필리핀 페소(한화 약 48조 8천억 원) 규모의 군 3차 현대화사업을 승인하며 본격적인 추진에 나섰습니다. 이 사업은 필리핀 해군이 창설 이래 처음으로 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입니다.
한국은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과 함께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이미 한국과의 군사 협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전투기 12대를 도입했으며, HD현대중공업에 호위함과 초계함 등 10척을 발주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신뢰 관계가 이번 잠수함 사업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는 한국 방산
한화오션의 필리핀 공략은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종합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잠수함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기반 시설 구축부터 인력 교육, 기술 이전까지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제안하는 겁니다. 이는 최근 한국 방산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접근법입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60조 원 규모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을 방문해 장영실함을 살펴본 것은 한국의 조선 기술력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반영합니다. 또한 미국에서도 한화필리조선소가 핵추진 잠수함 건조 사업을 수주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지역 안보 구도 속에서의 선택
필리핀이 잠수함 도입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남중국해에서의 전략적 환경 변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잠수함 공급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각국이 제시하는 기술력과 협력 조건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방산업계는 기술 경쟁력과 함께 종합 솔루션 제공 능력을 앞세워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합니다. 필리핀의 선택은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닌, 장기적인 안보 파트너십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이번 협의가 단순한 논의를 넘어 실질적인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 방산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