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이끈 반도체, 외국인은 사고 개미는 팔았다
코스피가 사흘 만에 7200선을 되찾았습니다. 7월 15일 지수는 전장보다 6.24% 오른 7284.41에 장을 마쳤는데요. 개장 6분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상승세가 강했습니다. 이번 반등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고, 두 종목 모두 6%에서 8%대의 급등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행보는 정반대였습니다. 개인은 이날 2조 4666억 원을 순매도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냈습니다. 롤러코스터처럼 출렁이는 장세가 이어지자 지친 개미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상당수 개인 자금은 미국 증시로 옮겨가며 국내 시장의 불안정한 변동성에 등을 돌렸습니다.
13일 매도 끝낸 외국인, 폭풍 매수로 돌아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3일간이나 41조 원을 팔아치웠으나 이날 하루 만에 2조 3300억 원을 순매수하며 방향을 완전히 트었습니다. 이러한 수급 반전은 해외에서 전해진 반도체 호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SK하이닉스 ADR이 27% 폭등했고, ASML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과 매출 전망 상향으로 투자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둔화로 금리 인상 우려가 한풀 꺾인 점도 불을 지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수급 교차를 과거 IT 버블 붕괴나 2004년, 2009년 저점에서 나타났던 손바뀜 현상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대거 매수하고 개인이 대거 매도하는 흐름이 지속될수록 시장 바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이러한 상승세가 본격적인 반등으로 이어지려면 외국인 매수가 한두 차례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뒷받침돼야 합니다.
AI 투자 둔화와 공급 절벽 사이
반도체주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이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로 쏠리고 있습니다. 알파벳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AI 자본지출 계획이 향후 반도체 수요의 핵심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IBM이 AI 인프라 제품 판매 부진으로 주가가 25%나 폭락하는 등 AI 투자 둔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한편으로는 공급 측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AI 반도체용 HBM 생산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범용 D램의 생산 여력이 제약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이 2028년까지 이어지며 공급 절벽 수준의 메모리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SK하이닉스가 ADR 발행으로 조달한 막대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당분간 반도체주 중심의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투자자들은 빅테크 실적과 수급 흐름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