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호 피격 사건, 진실 규명과 외교적 대응 사이의 줄타기

이연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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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달 전 수정 · 2026년 5월 20일 오후 3:45

발행: 2026년 5월 20일 오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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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나무호 피격 사건을 둘러싼 진상 규명과 외교적 대응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잔해 조사가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으나, 피격 주체 특정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습니다. 정치권은 대응 수위를 두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며, CCTV 공개 등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가짜 깃발' 작전 가능성을 제기하며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모양새입니다. 미·중·이란 간의 복잡한 국제 관계 속에서 한국은 에너지 공급망과 재외국민 안전을 모두 고려한 신중한 외교를 펼쳐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예고된 위기, 호르무즈의 포격

5월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 피격 사건이 2주가 지나도록 진상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5월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잔해물 조사가 거의 최종 단계'라고 밝혔는데요. 국방과학연구소와 미국이 공동으로 엔진 잔해를 분석 중이며, 발사 위치와 무기 종류를 특정하는 작업이 막바지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피격 주체를 특정하기까지는 추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상 테러를 넘어 한국의 에너지 공급망과 직결된 복합 위기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중동에서 원유 70% 이상, 나프타 50%, LNG 34.4%를 수입하는 구조라서요. 조 장관은 '급작스러운 판단이 공급망 전체를 흔들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프랑스와 중국 역시 공격 주체를 특정하지 않고 외교 채널을 유지하며 자국민 보호를 우선시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정치권의 엇갈린 시선

야당과 여당의 대응 기조는 확연히 갈립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며 정부의 조속한 주체 특정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박선원 의원은 '공격 방향과 피격 형태가 3월 태국 선박 공격과 동일하며, 이란 혁명수비대 소행'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반면 국민의힘은 '프랑스·중국도 신중 접근을 했다'며 정부의 조심스러운 행보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외교부가 나무호 내부 CCTV 영상 공개를 거부한 점도 논란입니다. 조 장관은 '선사 HMM이 명백히 반대한다'고 설명했지만, 김석기 외통위 위원장은 '선사 측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야당은 '정부 대응의 적정성을 판단할 핵심 자료'라며 공개를 거듭 촉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란의 '가짜 깃발' 주장과 국제 정세

이란은 이스라엘의 '가짜 깃발' 작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한국과의 외교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조 장관과 5차례 통화하며 '이스라엘 소행' 주장을 되풀이했는데요.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란 외 다른 주체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미·중·이란 간의 복잡한 국제 관계 속에서 발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결렬 시 전면 공격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UAE 바라카 원전 드론 공격도 연이어 발생하면서 중동 긴장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는 한국 선박 26척과 160여 명의 국민이 발이 묶여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란과 대화를 이어가면서도 군사적 준비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신중한 대응을 고수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