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25년, 우주에서 본 비극과 기억해야 할 과제

브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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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11일 오전 10:49

발행: 2026년 9월 11일 오전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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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25주년을 맞아 추모의 의미와 향후 과제를 짚어봅니다. 우주에서 포착된 참상의 기록은 인류 공동의 기억으로 남았고, 통합 지휘 체계와 통신 공유의 중요성은 자연재해에도 여전히 유효한 교훈입니다. 한편 미국이 25년간 벗어나지 못한 '테러와의 전쟁'은 무력의 한계를 보여주며, 이제는 공존을 위한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5년 전 그날을 다시 바라보다

2001년 9월 11일, 뉴욕 맨해튼의 하늘에서 피어오른 검은 연기는 지구 저편 우주에서도 보였습니다. 당시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던 프랭크 컬버트슨 우주비행사는 고도 400km 상공에서 세계무역센터를 뒤덮은 연기 기둥을 카메라에 담았는데요. 그는 의도적인 테러로 생명이 파괴되는 광경을 목격한 것이 끔찍한 충격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우주에서 바라본 조국의 상처는 단순한 사건이 아닌, 인류 전체가 간직해야 할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이 사진은 25년이 흐른 지금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비극을 되새기는 것을 넘어, 그날의 교훈이 여전히 유효한지 묻는 시선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기억을 제도로 만드는 일

9·11 테러 직후 미국은 대규모 참사의 원인을 추적했고, 위원회 보고서는 한 가지 중요한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개별 기관의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며, 기관 간 통합 지휘 체계와 상호 운용 가능한 통신망이 생명을 지킨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통신 두절이 지휘 공백으로 이어져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은 이후 전 세계 재난 대응 체계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자연재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최근 거제시의 기록적인 폭우나 세월호, 이태원 참사 등 국내에서도 정보 공유 미흡과 초동 대응 실패가 반복되었는데요. 추모의 진정한 의미는 희생자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상하지 못한 상황까지 대비하는 제도와 훈련을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평상시의 통신 수단 확보와 대피 계획 수립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때 비극의 반복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전쟁의 끝과 공존의 시작

한편 9·11 이후 미국이 선택한 '테러와의 전쟁'은 25년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거쳐 이슬람국가(IS)의 등장까지, 하나의 적을 제거하면 또 다른 적이 나타나는 악순환이 이어졌는데요. 미사일과 폭격으로는 현지의 정치문화와 역사적 갈등을 해결할 수 없었고, 오히려 새로운 불안만 싹텁니다.

결국 전쟁이 지속되는 데는 군산복합체나 에너지 안보 같은 복잡한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무력으로 상대를 완전히 굴복시키려는 전략은 한계를 드러냈고, 이제는 서로가 공존할 수 있는 질서를 만들어내는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25년 전 그날의 비극을 진정으로 극복하려면 더 강력한 무기가 아닌, 평화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지혜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