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를 흔든 63억 달러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북한 배후로 지목된 조직이 약 63억 달러를 탈취한 사건이 금융시장의 새 위험으로 떠올랐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은 배후로 북한 정찰총국 산하 트레이더트레이터를 지목했습니다. 탈취 자금은 스테이블코인과 이더리움, 비트코인 등으로 빠르게 옮겨지고 있습니다.
바이낸스는 인출을 재개했지만 불안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재개 후 9시간 반 동안 순 36억4000만 달러가 빠져나갔습니다. 탈취 자산의 약 95%를 자체 충당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의 관심은 손실 보전보다 세탁 차단에 쏠립니다.
규모부터 이례적입니다. 탈취된 비트코인은 1만8270개로 북한 연간 상품 수출액 추정치를 웃돕니다. 체이널리시스는 지난 한 해 북한 해커들이 약 20억 달러를 빼내 전 세계 피해의 60%를 차지했다고 집계했습니다.
추적은 되지만 멈추기 어려운 이유
해커들의 1차 목표는 동결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피하는 겁니다. 스테이블코인을 이더리움으로 바꾸며 12%에서 26%의 손해를 감수했고, 이후 솔라나 네트워크로 옮긴 97만522개의 토큰을 비트코인으로 교환하고 있습니다. 발행사가 동결할 수 없는 비트코인으로 넘어가면 추적은 가능해도 즉시 묶기는 어렵습니다.
엘립틱에 따르면 탈취 자금 중 28억5000만 달러는 동결되거나 확보됐지만, 32억5000만 달러는 발행사가 동결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 가운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84%를 차지합니다. 해커들은 1000개 이상의 지갑에 3000회 넘는 송금을 반복하며 추적망을 흔들고 있습니다.
국제 공조의 빈틈도 드러났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이 공개한 주소는 이더리움 608곳, 비트코인 19곳, 솔라나 1곳이었는데, 클로인트는 목록에 없는 이더리움 90곳과 비트코인 10곳을 추가로 포착했습니다. 공격자는 중간 지갑에서 자금을 220곳으로 분산했습니다. 거래소 입금 단계에서 차단하지 못하면 현금화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거래소 신뢰와 국제공조의 시험대
물론 블록체인 분석만으로 모든 자금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발행사와 보안위원회 조치로 약 30억 달러 상당의 이동이 제한됐지만, 실제 회수액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해커들이 장외거래 중개망을 활용하면 차단망을 우회할 여지도 남습니다.
반대로 추적 기술과 국제 공조가 촘촘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다국적제재감시팀은 북한이 2025년 바이비트에서 훔친 약 15억 달러를 7개월 만에 사실상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결국 관건은 탈취 규모가 아니라 자금이 현금으로 바뀌기 전에 얼마나 많은 연결 고리를 끊어내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