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 종료, 시장에 던진 돌파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오는 5월 10일 공식적으로 종료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예 연장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2022년 5월부터 이어져 온 특례가 막을 내리게 된 건데요.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팔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최고 82.5%의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어서, 다주택자들의 초조함은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해당되어 적용 대상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정부의 보완 대책에 쏠리고 있죠.
실제로 방침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5%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강남과 송파 등에서 기존 호가보다 수억 원 낮춘 급매물도 등장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절세를 위한 매물 공급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매물 증가가 활발한 거래로 바로 이어지고 있진 않습니다. 대출 규제와 높은 집값에 따른 관망 심리, 그리고 보완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교차하면서 시장은 막힌 상태죠.
3~6개월 유예, 그러나 남은 숙제들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핵심은 5월 9일까지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경우, 잔금 지급과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3개월에서 6개월의 추가 시간을 주는 ‘유예 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입니다. 세금 부담 없이 주택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현실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세입자’입니다.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가 적용되는 구역에서는 매입자가 계약 후 4개월 내 잔금을 치르고 실제로 거주를 시작해야 합니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이 규정을 지키기 어려워 거래 자체가 무산될 수밖에 없죠. 이에 정부는 세입자의 남은 임대 기간만큼 매수자의 실거주 시점을 늦춰주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갭투자(단기 투자)를 허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어, 임차 기간을 1년 미만으로 제한하거나 적용 대상을 세분화하는 논의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보완책의 성패는 실거주 요건과 임대차 보호라는 상충되는 가치 사이에서 실용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단순한 기간 연장이 아닌, 현장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해결할 수 있는 디테일한 설계가 필요한 순간이죠.
쏟아지지 않는 매물, 지속될 관망
정부의 의도는 다주택자들에게 보유 주택을 처분하도록 유도해 시장에 매물을 공급하고, 궁극적으로 집값 안정을 도모하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다소 냉정합니다. 많은 다주택자들이 이미 지난 유예 기간 동안 주택을 정리한 상태라, 추가적인 대규모 매물 공급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에요.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지 않고, 오히려 주거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도 절세 매물이 일부 나오겠지만,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에는 도리어 매물이 줄어드는 ‘매물 잠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세금 부담으로 매물 내놓기를 꺼리게 되면, 공급 부족이 오히려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죠.
결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시장에 단기적인 변동을 일으킬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주택 수급 문제나 가격 흐름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정책의 취지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메우기 위해서는 세입자 보호와 실거주 요건 사이의 고리를 푸는 보다 치밀한 후속 조치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