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닷새 만에 서학개미 돌아선 스페이스X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 이후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상장 첫날 19% 상승으로 화려한 출발을 알렸고, 이후 225달러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돌파하는 기세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겪으며 상장 첫 거래가였던 150달러 선까지 위태로워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닷새 만에 처음으로 순매도로 돌아섰고, 보유 주식 평가 금액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서학 개미들은 상장 후 나흘 동안 약 3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순매수하며 공격적으로 매수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주가가 이틀 연속 내리자 6월 18일 기준 95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요. 같은 날 반도체 레버리지 ETF인 속슬까지 1조 원 넘게 대량 처분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드러났습니다. 옵션시장 역시 초기 강세 베팅에서 양방향 거래로 전환되었고, 풋옵션이 콜옵션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구간이 생길 정도로 방어적 포지션이 늘고 있습니다.
38조원 채권 완판에도 숨은 냉정한 평가
주가는 흔들리고 있지만, 스페이스X의 자금 조달 능력은 여전히 놀라운 수준입니다. 회사는 최근 25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무려 890억 달러의 주문이 쏟아져 완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올해 발행된 투자등급 회사채 중에서도 손꼽히는 수요입니다. 다만 투자자들은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물에 집중했고, 10년물 금리는 비슷한 등급의 인텔보다 0.5%포인트나 높게 책정되었습니다.
이번 채권 발행의 목적은 AI 자회사인 xAI의 고금리 브릿지론 상환과 AI 인프라 확장에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1,000억 달러가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신용평가사 S&P는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2030년까지 현금 소진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무디스와 S&P, 피치 등이 투자등급을 부여했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기업에 너무 후한 평가를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분간 지속될 변동성의 끝은 어디인가
현재 스페이스X 주가는 유통 물량이 전체의 5%에 불과한 구조적 특성과 더불어 여러 이벤트가 겹쳐 변동성이 극대화된 상황입니다. 6월 26일에는 FTSE 러셀 지수 편입으로 약 27억 달러의 자금 유입이 예상되고, 29일에는 스타십 13차 비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7월에는 나스닥100 지수 편입과 투자은행들의 본격적인 리포트 발행이 예정되어 있어 주가를 끌어당길 변수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외형적 이벤트와 별개로, 보호예수 해제라는 잠재적 매도 압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주주는 첫 분기 실적 발표 이후부터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어 있어서, 시장의 불안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대형 IPO 이후 나타나는 변동성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면서도, 일론 머스크의 경영권 집중과 AI 사업의 막대한 자금 수요가 중장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