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후폭풍에 마통 연체율 급등
최근 주식 시장의 조정이 가계 부채 시장에도 뚜렷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43조 3천억 원을 기록하며 3년 8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보였는데요. 문제는 잔액보다 연체액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점입니다. 같은 기간 연체액은 711억 원에서 947억 원으로 33.2%나 급증하며 연체율이 0.22%까지 올랐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동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오히려 금리가 낮아지면서 비대면 대출 신청이 급증했습니다. 당연히 대출이 쉽게 풀리는 쪽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건 시장의 일반적인 속성이지만, 이것이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부실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청년과 고령층이 특히 위험한 이유
연체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뚜렷한 차이가 드러납니다. 60대 이상의 마이너스통장 연체율은 0.37%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고, 20대 이하는 0.33%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는 전체 평균인 0.22%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소득 기반이 약한 양극단 계층의 상환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줍니다.
사실 고령층의 경우 은퇴 이후 고정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증권담보대출까지 집중되어 있어 위험성이 더 큽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을 담보로 한 대출 2조 9천억 원 가운데 60대 이상이 차지한 비중은 무려 63%에 달합니다.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 부족으로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어 자산 손실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반면 20대는 상대적으로 적은 소득과 자산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가 시장 조정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연체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과 풍선효과, 그리고 과제
최근 코스피가 반등 조짐을 보이자 일부 투자자들은 다시 신용융자를 끌어들이며 빚투에 나서고 있습니다. 8월 초 신용융자 잔액은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가 이틀 만에 1조 원 이상 급증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거래대금이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나타난 반등이라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금융권은 취약 계층의 부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출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사이의 규제 차이로 인한 풍선효과가 반복되고,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가계의 부채 부담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가계부채 부실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자금 운영과 금융당국의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