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앞두고 커지는 반발
국방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위해 8월 26일 공청회를 열려고 하는 가운데, 절차부터 내용까지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이번 공청회는 찬성과 반대 측 전문가가 각각 3명씩 참여하는 3대 3 토론 형식으로 진행되는데요. 하지만 반대 측은 이미 국방부가 결론을 정해놓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쟁점은 진행 방식의 불공정입니다. 국방부는 반대 측 패널의 PPT 사용을 불허했는데, 다른 패널에게 화상이 비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또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공청회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현장의 의견을 듣겠다는 다짐이 진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사실 공청회를 앞두고 육사 출신 60대 남성이 국방부 앞에서 투신 소동을 벌인 사건도 있었는데요. 이처럼 통합 사관학교 창설을 둘러싼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대립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바다를 떠나면 교육이 무너진다
반대 운동의 중심에는 해군사관학교 역대 교장단을 비롯한 동문들이 서 있습니다. 역대 교장 15명은 최근 결의문을 내고 해군사관학교의 경남 진해 존치와 통합 방침의 원점 재검토를 국방부에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충무공 이순신 제독의 혼이 깃든 옥포만을 떠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해군사관학교가 바다를 떠나면 교육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는 게 반대측의 일관된 주장입니다.
국방부는 통합 이후에도 기존 부지에 기념관이나 기념비를 세워 역사를 보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육사와 공사는 각각 기념관 건립을 검토하고, 해사는 부지 부족으로 기념비 조성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문들은 이런 대책마저도 학교 존폐를 둘러싼 본질 문제를 흐리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80년간 이어온 전통과 정체성이 단순한 기념비로 대체될 수 없다는 거죠. 이에 역대 교장단은 동문 1인 시위와 대국민 홍보, 지자체 및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예고했습니다.
통합 논리를 둘러싼 날 선 공방
찬성 측은 사관학교의 경쟁력 저하와 낮은 교육 만족도를 통합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병설 예비역 대령은 이에 대한 강력한 반론을 제기했는데요. 그는 교육 만족도가 낮다는 점은 교육 개혁의 근거는 될 수 있어도, 학교를 통합해야 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합동성은 전문성을 약화시키는 통합이 아니라, 각 군의 확고한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양성 비용의 비효율성 주장 역시 논란이 됩니다. 사관학교 비용에는 일반 대학에 없는 숙식과 훈련비, 시설 유지비가 포함되는데, 통합의 경제성을 입증하려면 신규 시설 건설비와 이전 비용까지 포함한 총비용을 비교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육사의 화랑대, 해사의 충무대, 공사의 성무대는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역사와 전통의 공간이라며, 제복과 의식, 선후배 문화 등은 통합 사관학교에서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국방부는 공청회에서 모아진 의견을 토대로 10월경 구체적인 창설 세부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다만 공청회 전부터 드러난 절차적 갈등과 각 군의 정체성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이 하루아침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서 어떤 지점에서 타협이 가능할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