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은 끝났지만 정부는 없다
이스라엘 총선이 끝났지만 새 정부의 윤곽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지난달 27일 치러진 투표에서 리쿠드당 중심의 친네타냐후 블록은 120석 중 53석을 얻어 제1당 지위는 지켰습니다. 반네타냐후 진영은 48석에 그쳤고, 아랍계 정당이 19석을 확보하면서 어느 쪽도 과반 61석을 넘지 못했죠. 투표율은 77.7%로 4년 전보다 7%포인트 높았습니다. 절반이 넘는 유권자가 심판을 외쳤지만, 그 표가 하나로 묶이지 못한 셈입니다.
이란을 향한 두 개의 시선
정국 교착과 맞물려 드러난 건 미·이란 협상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미국의 온도차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3일 미국 중간선거 직후 이란 타격을 재개하자고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카타르 중재 협상이 이란에 대한 압박을 무디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죠.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협상에 시간을 더 주기를 원하며 이스라엘의 개입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순조롭다고 말하면서도 곡괭이산 등 이란 핵 시설을 두고 "10분이면 처리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압박과 협상을 동시에 쥐고 흔드는 모양새인데요. 이란 측도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최종 타결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히는 등 조건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랍계 19석이 가른 방정식
연정 협상의 열쇠는 아랍계 정당이 쥐고 있습니다. 가디 아이젠코트 대표는 유대·민주·자유주의 국가 인정, 독립선언문 가치 존중, 전 국민 의무 복무, 하마스 테러 조직 규정 등 4대 원칙을 조건으로 내걸고 총리 등극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다만 조인트 리스트는 정부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신임투표 등 외부 지원 방식으로 네타냐후 퇴출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라암만 합류하면 56석이라 과반에는 미치죠.
변수는 야권 내부입니다. 이스라엘 베이테누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대표는 아랍계 정당의 참여나 외부 지지에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의 야이르 골란 대표는 배제가 인종차별이라며 다른 입장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랍계 자금 살포 의혹을 들어 부정선거를 주장했지만, 선관위와 신베트는 "선거는 적법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이 4일부터 총리 후보 지명 협의에 들어가는 만큼, 앞으로 몇 주가 이스라엘 정국의 방향을 가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