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유 탱크에서 숨진 노동자
2026년 8월 9일 오후 2시 58분경,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에 위치한 매일유업 평택공장에서 비극이 찾아왔습니다. 연유 저장 탱크 내부를 청소하던 50대 노동자 두 명이 갑작스럽게 쓰러졌는데요. 이 사고로 53세 노동자 한 명은 끝내 숨졌고, 함께 있던 52세 노동자는 경상을 입어 치료받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탱크는 높이 3.4m, 지름 1.9m 규모의 좁은 밀폐 공간이었습니다. 경찰은 시신에서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미뤄 산소 부족에 의한 질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먼저 쓰러진 동료를 구하려다 함께 의식을 잃은 상황은 밀폐 공간에서 흔히 발생하는 2차 사고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동료를 구하려다 함께 쓰러지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작업 환경의 위험성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중대재해 수사로 확대되는 조사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한 뒤, 이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으로 이관할 계획입니다. 고용노동부 역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엄격하게 수사하고 있습니다. 사고 직후 해당 공정에 대한 작업중지 조치가 내려졌으며, 공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장은 밀폐 공간 작업 시 노동자가 위험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채 투입되었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산소 농도 측정과 같은 예방 조치, 그리고 안전 수칙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없었다면 비극은 막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이 공장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2022년에도 같은 공장에서 3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일유업의 사과와 남은 과제
사고 다음 날인 10일, 이인기 매일유업 대표이사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회사는 피해 구성원과 유가족 지원을 최우선으로 하고, 관계기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사고 공정의 가동을 즉시 중단하고 동료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한 지원에도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매일유업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22일 평택의 다른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도 20대 하청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등, 짧은 기간 동안 지역 산업 현장에서 인명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한 번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 현장의 안전 불감증이 근본적인 해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매일유업이 약속한 재발 방지 대책이 과연 종이 위의 약속에 그치지 않을지, 이번 수사와 함께 제조업 현장의 안전 관리 실태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