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대비 움직임, 언제 시작됐나
국군방첩사령부가 2024년 초부터 비상계엄을 대비한 사전 준비에 착수했다는 의혹을 두고 2차 종합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방첩사가 2024년 2월 결재된 '계엄 합동수사본부 운영계획' 문건을 작성하고, 같은 해 3월 한미연합연습에서 관련 훈련을 실시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 움직임을 보였다고 판단하고 있죠. 이 같은 정황은 기존에 알려진 2023년 하반기 모의 시점보다 약 5개월가량 앞선 것이어서, 계엄 준비가 더 일찍 체계적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특검은 특히 2024년 2월 20일자 문건이 단순한 계획서를 넘어 실제 이행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예를 들어, 문건에 포함된 '합동수사본부 창설식'이 같은 해 3월 '자유의방패' 훈련에서 군사경찰 병력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점을 확인했는데요. 또한 방첩사는 평시 수요가 적은 포승줄, 수갑 등 '출동 키트'를 대량 구매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장비 확보와 훈련 실행은 계엄 발령 시 신속한 체포와 수사를 위한 실질적인 준비 단계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전투 편성' 훈련에서 드러난 구체성
더욱 주목받는 부분은 방첩사가 2024년 3월 훈련에서 '전투 편성'을 실시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여인형 전 사령관의 지시로 마련된 이 계획은 단순한 추상적 대응안이 아니라, 계엄 선포 시 합수부 본부 편성, 조직별 임무 수행, 수사·체포·호송 역할 분담 등 세부 절차를 담고 있었습니다. 훈련 현장에서는 여 전 사령관이 직접 부대원을 사열하고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도 포착됐죠.
이는 방첩사 내부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여 전 사령관 부임 전까지 방첩사에는 비상계엄 시 구체적인 임무와 역할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검은 이러한 '전투 편성' 훈련이 2024년 12월 비상계엄 당시 주요 정치인 체포 임무와 유사점이 많아, 당시 계엄 선포를 염두에 둔 사전 연습이 아니었나 의심하고 있습니다. 한편, 방첩사는 2024년 6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안보 수사 협력 MOU도 체결했는데, 특검은 이 협정이 계엄 상황 시 외부 수사 인력을 원활히 파견받기 위한 포석이었을 가능성도 조사 중입니다.
법적 쟁점과 향후 수사 방향
현재 수사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이러한 계엄 준비 행위가 단순한 대비책을 넘어 군형법상 반란죄(수괴)에 해당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로서 계엄군 동원과 공범 관계에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이 조항 적용 가능성을 검토 중인데요. 반란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국가를 교란할 목적이 증명돼야 하는 만큼, 특검은 방첩사의 준비 행위에 '내란적 목적'이 있었는지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 과정에서는 황유성 전 방첩사령관의 진술도 주목받았습니다. 그는 문제의 합수부 운영 문건이 이례적이며 자신이 작성했다면 다른 방식으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문건의 책임 소재와 작성 배경을 둘러싼 추가 논란을 예고하고 있죠. 특검팀은 앞으로도 방첩사 간부와 관련 군 당국자들에 대한 조사를 지속하며, 계엄 준비의 최초 시발���과 상부 지시 여부를 규명해 나갈 계획입니다. 결국 이번 수사는 방첩사의 움직임이 어디까지가 정당한 비상 대비 계획이고, 어디부터가 불법적인 내란 모의였는지를 가르는 법리적·사실적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