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동결로 향하는 금통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26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5%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시장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로이터가 최근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한 경제 전문가 34명 전원이 동결을 예상했고, 채권시장 전문가 대상 설문에서도 99%가 같은 의견을 보였습니다. ING그룹 역시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하며, 이번 회의의 주요 쟁점은 금리 자체보다는 이를 둘러싼 경제적 변수들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동결 배경엔 세 가지 리스크
금리 동결 예상이 이렇게 강한 데는 몇 가지 뚜렷한 배경이 있습니다. 첫째는 서울 등 주요 지역 부동산 가격의 둔화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ING는 가격 안정화를 판단하려면 최소 3개월의 관찰 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둘째는 환율 변동성입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한은은 환율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따지고 있는데요, 증시 강세가 부동산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갈 가능성도 우려 요소로 꼽힙니다. 셋째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향후 관세 정책 방향이 불투명해지면서 수출 주도 경제인 한국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하반기 금리 인하 논의는 아직 이르다
물론 긍정적인 신호도 없지는 않습니다. ING는 한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2.0%에서 2.2%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반등 기대가 반영된 결과인데요, 문제는 이같은 회복세가 'K자형'으로 나타나며 소득과 자산 측면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통화정책의 운신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수출과 설비투자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건설투자 침체가 해소되지 않는 한, 금리 인하 논의로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뚜렷하게 안정되고 물가가 2% 선을 견고히 하면 하반기부터 인하 가능성을 검토할 창구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편, 채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에서는 3월 환율 하락을 예상하는 응답자가 32%로 전월(10%)보다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는 4월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환율 안정은 수입 물가를 잡는 데 도움이 되므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한은의 정책 고민도 일부 덜어낼 수 있을 겁니다. 결국 현재 한은은 성장과 물가, 부동산과 환율이라는 여러 개의 저울추를 맞추려 노력하면서, 당분간은 어떠한 정책 변화보다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