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등장한 '칸트'와 '범 내려온다'…수험생들 머릿속은 왜 혼란스러울까

아뉴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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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14일 오후 6:20

발행: 2025년 11월 13일 오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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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수능에서 판소리 '수궁가' 지문이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를 연상시켜 수험생들의 집중력을 방해했다. 독일 철학자 칸트는 국어, 영어, 사회탐구 세 과목에 걸쳐 등장하며 난이도를 높였고, '귀벌레 증후군'이 시험 중 인지 자원을 소모하는 현상을 야기했다. '황금돼지띠' 영향으로 7년 만에 최다 응시생이 몰렸으며, 사회탐구 선택자가 크게 증가한 '사탐런' 현상도 두드러졌다.

지문이 노래를 부르게 하다

2026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에서 판소리 '수궁가' 지문이 출제되자,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콧노래가 흘러나오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승이 내려온다"라는 구절이 등장하자, 밴드 이날치의 히트곡 '범 내려온다'의 멜로디가 수험생들의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되기 시작한 겁니다. 이날치의 이 노래는 2020년 한국관광공사 홍보 영상에 사용되며 5,300만 뷰를 기록한 대중적인 곡이었는데요, 시험장에서 갑자기 노래가 떠오르다 보니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는 후기가 쏟아졌습니다.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연상시키는 문항도 나와 수험생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는 '귀벌레 증후군'이 시험 상황에서 발현된 것이죠. 단순하고 반복적인 음악 패턴이 청각 피질을 자극하면서, 문제 풀이에 필요한 인지 자원을 소모하게 만든 겁니다.

세 과목을 장악한 철학자

이번 수능의 또 다른 특징은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국어, 영어, 사회탐구 세 과목에 걸쳐 등장한 것입니다. 국어 영역에서는 칸트를 비롯한 여러 철학자들의 인격 동일성에 대한 견해를 비교 분석하는 문제가 출제되었고, 영어 영역에서는 그의 법치 철학을 다룬 지문이 빈칸 추론 문제로 나왔습니다. 사회탐구에서는 '생활과 윤리' 과목에서 갑 사상가로 등장하며 수험생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는데요,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칸트로 시작해서 칸트로 끝난 하루"라는 자조적인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출제위원 중에 칸트 덕후가 있냐"는 반응까지 나타날 정도였습니다. 한 철학자가 세 과목을 아우르며 등장한 것은 이번 수능이 갖는 독특한 특징입니다.

체감 난이도와 변별력 사이

수능 출제본부는 고교 교육과정에 맞춰 적정 난이도로 출제했다고 밝혔지만, 현장 수험생들의 체감은 사뭇 달랐습니다. 국어 영역 독서 12번 문항은 열팽창 계수, 곡률, 곡률 반지름 등 과학기술 개념을 다룬 문제가 특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자연계 학생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풀었지만, 인문계 학생들에게는 고난도 문항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개념 간의 관계를 명확히 파악하면 풀 수 있는 문제지만, 배경지식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수학 영역에서도 공통과목 22번과 21번, 그리고 선택과목 30번들이 변별력을 갖춘 고난도 문항으로 꼽혔습니다. EBS 강사는 이번 수능이 '영점 조준'이 잘 된 시험이라고 평가하며, 상위권 변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습니다.

7년 만의 최다 응시와 사탐런 현상

올해 수능은 '황금돼지띠' 세대의 영향으로 7년 만에 가장 많은 49만 7천여 명의 수험생이 응시했습니다. 여기에 사회탐구 과목 선택자가 77%를 넘어 지난해보다 15%p 이상 증가하는 '사탐런'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반면 과학탐구만 선택한 수험생은 약 7만 명 감소했습니다. 출제본부는 이에 대해 난이도 조절을 통해 유불리 문제가 없도록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의대 모집 정원 동결로 인해 이과 최상위권 응시생 감소가 예상되며, 이로 인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예상보다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수험생들은 대체로 6,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응시생 증가와 사탐런 현상이 맞물리며 대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능 정답은 11월 25일에 확정 발표되고, 성적표는 다음 달 5일에 배부될 예정입니다. 수험생들은 결과를 기다리며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