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충청남도의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에 두 개 제출되면서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법안의 내용부터 주민의견 수렴 문제, 명칭과 청사 소재지까지, 갈등 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번 주 열리는 시민설명회를 앞두고 각계의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두 개의 법안, 같은 통합 다른 그림자
현재 국회에 올라온 법안은 크게 두 가지다. 성일종 의원(국민의힘)이 대표 발의한 법안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법안이다. 성일종 발의안은 조문과 특례 수가 적지만, 국세 이양과 재정 자율성 확보 등 실질적인 자치권 강화를 담고 있다. 반면 민주당 발의안은 조문과 특례 수가 61개, 59개로 늘어났지만 대부분이 ‘재량 규정’으로 바뀌었고, 중앙정부와의 협의 절차가 추가되면서 자치권이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민주당 발의안은 조문은 많아졌지만 오히려 자치권과 재정권이 줄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대전시의회도 민주당 안을 ‘반쪽짜리 법안’이라 규정하고, 광주·전남 통합법안과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광주·전남 법안은 행정통합 비용 국가지원, 첨단전략산업 지원 등이 강행 규정인데, 대전·충남 법안은 재량 규정으로 약화됐다”**는 것이다.
주민의견 수렴 없는 속도전, 누구를 위한 통합인가
법안 논란과 함께 주민의견 수렴 절차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주민 의견을 묻지 않은 채 속도전을 펼치는 것은 민주주의 훼손”이라며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했다. 대전시의회 역시 “내용이 변질된 법안에 대해선 재의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주민투표를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통합의 징검다리를 부수려 한다”고 반박했다. 황명선 민주당 충청특위 상임위원장은 “통합을 발목잡는 데 가세했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충남도 측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됐다. 이상근 충남도의원은 “통합특별시의 약칭이 ‘대전특별시’로 확정된 것은 충남의 정체성을 배제하는 것”이라며 **“약칭 삭제와 주청사를 충남도청사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약칭과 청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통합 논의 중단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적 난항과 앞으로의 전망
행정통합 논의는 6월 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정치적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해졌다. 대전·충남뿐 아니라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 다른 지역에서도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각 지역마다 입장 차이로 난항을 겪고 있다. 대전·충남의 경우, 법안부터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투표 요구까지 나오면서 선거 국면까지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월 6일 대전시청에서 열리는 타운홀 미팅은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첫 번째 공식 자리다. 이 자리에서 시민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가 향후 통합 추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회에서도 법안 논의가 본격화되면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통합의 본질이 지역 발전에 있다면, 자치권과 정체성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