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를 뒤흔든 미군 살인 사건
오키나와 나하의 한 호텔에서 30대 일본인 여성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주일 미 해병대원 데빈 제이콥 발라드가 강도살인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피해자는 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확인됐고, 경찰은 객실 전화선이 범행에 쓰였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발라드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사건은 지난 4일 전후 발생했고, 현지 경찰은 방범카메라 영상 등을 토대로 200여 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용의자를 검찰에 넘겼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호텔을 빠져나가는 장면도 확보돼 수사에 활용됐습니다.
미군, 48시간 활동 중단과 30일 야간 통금
주오키나와 미군은 사건 직후 장병 전원에게 48시간 기지 밖 외출과 음주를 금지하고, 이후 30일간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야간 외출을 제한했습니다. 벤자민 왓슨 사령관은 규율과 책임을 재교육하겠다며 주민 신뢰 훼손이 동맹과 지역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도 반발했습니다. 총리와 관방장관, 방위상, 외무상 등이 잇따라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와 미군 기강 확립을 요구했는데요. 고자 겐타 오키나와 지사는 사건을 악질적이라고 규정하고 미일 주둔군지위협정(SOFA) 재검토까지 거론했습니다. 오키나와와 도쿄에서는 항의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반기지 여론과 일본 정부의 딜레마
이번 사건은 오키나와에 쌓여온 기지 부담과 미군 범죄에 대한 불신을 다시 건드렸습니다. 1972년 이후 미군 관련 범죄는 6천 건을 넘고, 살인과 강도, 성폭력 등 흉악범죄도 수백 건에 이릅니다. 과거에도 미군 관련 성폭력과 살해 사건이 반복돼 왔습니다.
반대로 오키나와는 중국과 대만을 마주한 전략 거점이라 미군 주둔을 줄이기도 쉽지 않습니다. 일본 전체 미군 시설의 약 70%가 오키나와에 몰려 있는데, 일본 정부는 방위력 강화와 주민 신뢰 회복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후텐마 비행장 이전 논의와 미일 동맹 운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