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회사 밖으로, 542조 퇴직연금 21년 만의 대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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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전 수정 · 2026년 10월 30일 오전 10:07

발행: 2026년 10월 30일 오전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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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1년 만에 퇴직연금 제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의 퇴직급여 사외 적립이 의무화되고, 2028년 상반기에는 전문기관이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됩니다. 2%대에 머문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국민연금 참여 여부를 두고는 국회 논의가 남아 있습니다.

회사 밖으로 나온 퇴직금

정부가 퇴직급여를 회사 밖 금융기관에 쌓아두도록 의무화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재정경제부가 29일 내놓은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의 핵심입니다. 300인 이상에만 적용되던 사외 적립이 2028년 100인 이상, 2029년 10~99인, 2030년 10인 미만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됩니다.

배경에는 체불의 그림자가 짙습니다. 지난해 지급되지 못한 퇴직금만 8,229억 원입니다. 부천의 한 제조업체에서 그만둔 A씨는 1,300만 원을 1년 넘게 받지 못한 채 회사가 망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적립을 이행하지 않은 회사에는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2.78% 수익률의 한계

적립금은 이미 542조 1,000억 원입니다. 9월 말 기준 은행이 50.8%, 증권사가 29.6%를 들고 있는데요. 문제는 성과입니다. 지난해 6.47%로 역대 최고를 찍었지만 10년 평균은 2.78%에 머뭅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이 18.82%를 낸 것과 비교하면 초라합니다. 적립금의 75.4%가 예금과 원리금보장 상품에 묶인 탓입니다.

그래서 나온 카드가 여러 사업장의 돈을 모아 전문기관이 굴리는 '기금형 퇴직연금'입니다. 2028년 상반기부터 DC형·IRP 가입자가 수탁기관을 직접 고를 수 있고, 금융기관 개방형과 연합형, 공공기관 개방형으로 운영됩니다. 수탁법인은 최소 자본금 120억 원과 내부통제 인력 7명 등을 갖춰야 합니다. IRP 주식형 투자 한도도 현행 70%에서 단계적으로 풀립니다.

국회로 넘어간 국민연금

가장 논쟁적인 대목은 국민연금공단의 참여 여부입니다. 김성주 이사장은 3분의 1 수수료로 3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한다고 했지만, 정부는 노사정 이견이 커 국회로 판단을 넘겼습니다. 김재현 상명대 교수는 공공기관이 민간 시장에 들어올 때 공공성 명분이 필요하다며 자산운용사 위축을 우려합니다.

정부는 11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마련해 연내 통과를 노립니다. 국민연금 참여에는 국민연금법 개정도 필요합니다. 2023년 퇴직자의 83.5%가 일시금을 택한 만큼, 일시금 의사가 없으면 연금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됩니다. 제도가 자리 잡으면 2050년쯤 퇴직연금이 국민연금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2012년 일본 AIJ 사태처럼 수탁기관 부실이 가입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감독 장치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