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0달러 돌파…지정학 리스크에 물가·물류 동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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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10일 오후 4:35

발행: 2026년 9월 10일 오후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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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격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국내 정유주가 급등하고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여기에 호르무즈와 파나마 운하 등 전 세계 물류 요충지의 병목 현상이 겹쳐 유가가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와 추석 민생대책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고유가 장기화 시 재정 부담과 물가 상승 압력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흔들리는 유가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다시 넘어섰습니다. 미국 중부사령부가 이란 유조선 5척을 파괴했다고 밝힌 뒤, 이란은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맞받아치며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는데요. 이 여파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101.21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96.0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유가 급등은 국내 증시에도 즉각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코스닥 시장의 흥구석유는 장중 상한가까지 치솟은 뒤 20% 넘게 오르는 등 정유주들이 줄줄이 강세를 보였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까지 현재와 같은 높은 유가가 이어질 수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일시적 급등이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가 에너지 시장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겁니다.

물류 요충지 병목이 더하는 압박

문제는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지정학적 갈등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전 세계 주요 물류 요충지에서 동시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유가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요. 중동에서는 호르무즈 해협과 더불어 예멘 후티 반군이 점거한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통항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하루 70대이던 통과 선박이 30~40대로 줄어든 상황이라, 대체 경로인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면 운송 기간이 한 달 더 늘어나고 통행료만 10억 원 이상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파나마 운하 역시 심각한 가뭄으로 통행량이 기존 36척에서 32척, 나아가 27척까지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통행료가 급등해 SK가스의 대형 LPG 운송선은 통과에만 53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죠. 흑해에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원유 수출 터미널 일부가 파괴되면서 물동량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 곳곳의 물류 병목이 맞물리면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물가 사수와 최고가격제 부담

유가 급등은 우리 경제의 2%대 물가 관리 목표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현재 휘발유와 경유에 최고가격제를 적용해 유가 상승분이 국내 가격에 즉각 반영되는 것을 막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예비비 4조 2천억 원을 편성하고 내년 예산에도 1조 5천억 원을 배정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고유가가 장기화되면 정유사에 대한 손실 보전 규모가 늘어나고, 결국 최고가격 인상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까지 하락하며 수입물가 상승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1,900억 원 규모의 민생안정대책을 추가로 내놓으며 농축산물 할인 지원을 확대하고 있죠. 하지만 국제유가와 물류 비용의 동시 상승이 지속된다면, 단기적인 대책만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을 꾸준히 막아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