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조원 줄어든 개미 실탄
국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넉 달 만에 51조원 넘게 줄었습니다. 지난 6월 4일 139조6947억원이던 예탁금은 10월 22일 88조6841억원으로 36.5% 감소했는데요. 올해 1월 1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예탁금은 증권 계좌에 남아 있는 매수 대기 자금으로, 시장의 투자심리와 매수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쓰입니다. 규모가 줄었다고 해서 곧바로 자금 이탈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 주식을 살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줄었다는 신호입니다.
개인은 계속 샀는데 왜 줄었나
개인 투자자는 하락장에서도 매수세를 이어갔습니다. 6월 4일부터 10월 2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44조166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조1456억원을 순매수했고, 상장지수펀드도 28조2538억원어치 사들였습니다. 예탁금의 상당 부분이 실제 매수에 투입된 겁니다. 상반기에는 신규 자금 유입이 더 많아 예탁금이 늘었지만, 6월 이후에는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대기자금이 빠르게 소진됐습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한 달도 안 돼 3조원 이상 줄어 32조원대까지 내려왔습니다. 주가 하락에도 매수는 계속됐지만, 새 자금 유입이 둔화된 점이 예탁금 감소의 핵심입니다.
반등에도 남는 수급 부담
코스피는 10월 23일 5550.30으로 0.30% 상승했고, 코스닥은 751.69로 1.62% 올랐습니다. 그러나 예탁금은 여전히 올해 최저 수준입니다. 일부에서는 개인 자금이 미국 등 해외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른 쪽에서는 예탁금 감소를 자금 이탈로만 보기 어렵고, 대기자금이 매수로 소진된 결과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질 경우 수급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으나, 기업 실적과 금리,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가 함께 시장 방향을 결정합니다. 신규 자금 유입이 회복되는지가 앞으로 코스피 수급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