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별손보 새 인수자 탄생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의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OK금융그룹을 최종 선정했습니다. 지난 4월 1차 본입찰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 단독 참여로 유찰된 후 재공고 입찰이 진행됐고, OK금융을 비롯해 흥국화재, 한국투자금융지주, JC플라워 등 4개사가 최종 인수제안서를 냈습니다.
승부의 갈림길은 자금 지원 요청액이었습니다. OK금융그룹은 1조 1,500억원 이하를 제시한 반면, 다른 원매자들은 1조 5,000억원 이상을 요구했습니다. 공격적인 조건이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OK금융이 경쟁자들을 제치게 된 것입니다. 배타적 협상 기간을 거쳐 주식매매계약서 체결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지며, 순조로울 경우 9월 말 본계약이 체결될 전망입니다.
러시앤캐시에서 보험사까지
OK금융그룹의 이번 인수는 포트폴리오 완성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2004년 A&O인베스트먼트(러시앤캐시)로 출발한 이 그룹은 2014년 OK저축은행, 2016년 OK캐피탈을 잇따라 인수하며 대부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제도권 금융으로 전환해 왔습니다. 2023년 10월에는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라이선스를 반납하며 대부업에서 완전히 빠지기도 했습니다.
'저축은행-캐피털-손해보험'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갖춰지면서, OK금융은 마침내 종합금융그룹의 체계를 완성하게 됐습니다. 국내에서 저축은행 계열이 보험사를 인수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이번 거래는 의미가 큽니다. 손해보험 계열사가 없던 OK금융은 예별손보의 130만 건 계약과 조직을 그대로 승계할 수 있어 사업 확장에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습니다.
최윤 회장 주도의 공격적 행보 이면에는 실패 경험도 적지 않았습니다. 과거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조건 불일치,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 무산 등 전례가 있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관건으로 남아 있습니다.
4년 유찰의 끝, 자본 확보 숙제
예별손해보험 매각 작업은 지난 4년간 수차례 유찰과 무산을 반복해 온 긴 여정이었습니다.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을 당시에는 고용 승계 문제로 노조가 격렬히 반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노조위원장이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며 환영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가장 큰 숙제는 예별손보의 심각한 재무 상태입니다. 2026년 3월 말 기준 K-ICS가 -15.34%를 기록해 정상화 자금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비율 100% 충족에 약 9,400억원, 권고 기준인 150% 달성에 1조 4,000억원이 필요합니다. 예금보험공사 지원금 1조 원이 투입되더라도 약 4,000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해, OK금융의 자본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OK금융은 과거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던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업계 2위권 OK저축은행으로 키워낸 정상화 노하우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대부업에서 종합금융으로의 변신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이번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