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제주 대북 지원, 리호남 접촉과 정치적 해석 사이

한조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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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달 전 수정 · 2026년 6월 9일 오후 12:47

발행: 2026년 6월 8일 오후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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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16년 만에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재개해 한라봉 묘목과 신장투석기 등 1억 6천만 원 상당의 물품을 북한에 지원했습니다. 오영훈 지사가 베이징에서 북한 관계자 리호남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통일부는 법적 요건에 따른 승인이라고 밝혔지만, 지자체 차원의 협력을 정부 차원 재개로 보는 데는 선을 그었습니다.

16년 만에 재개된 제주의 대북 지원

제주도가 지난 5월 4일, 한라봉 묘목 50그루와 신장투석기, 소나무 재선충 방제 약품 등 총 1억 6천만 원 상당의 물품을 북한 남포항에 전달했습니다. 이는 2010년 남북 관계 경색 이후 16년 만에 지자체 차원에서 재개된 교류 협력 사업인데요. 물품은 중국 다롄항을 거쳐 운송됐고, 통일부는 법적 요건을 충족했다며 관련 신청을 승인한 상태입니다. 제주도는 과거 '비타민C 외교'의 전통을 이어 감귤과 의료복지를 시작으로 양돈과 관광산업까지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사실 이번 사업은 꽤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쳤습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해 11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시작으로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협력을 요청했고, 올해 2월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관계자를 직접 만나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후 3월에 통일부에 물품 반출을 신청했고, 제주도 남북교류협력위원회에서는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한 지원 사업이 의결되기도 했습니다.

리호남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논란

문제는 오 지사가 베이징에서 만난 상대방의 신원입니다. 해당 인물은 리호남으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북한 대남 관계자인데요. 대법원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형을 확정하며 관련 사실을 인정한 바 있어, 리호남의 이름은 상당한 정치적 민감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접경지역이 아닌 제주도가 어떤 경로로 북한과 접촉했는지, 그리고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시점에 이러한 만남이 이뤄진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 측은 해당 인물이 당시 타국에 체류 중이었다며 조작 수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주도는 오 지사가 리호남을 직접 만났는지에 대해 처음에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다가 이후 관련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고, 물품의 실제 사용처나 북측 통관 서류 역시 아직 회신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지자체의 선례인지, 또 다른 변수인지

통일부는 이번 사업이 법적 절차에 따라 승인된 것은 맞지만, 지자체는 정부 당국이 아닌 하나의 법인에 해당한다며 정부 차원의 대북 인도적 협력 재개로 보는 데는 선을 그었습니다. 이는 지방정부의 자율적 남북 교류가 가능하다는 긍정적 신호인 동시에,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해석의 온도 차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남북 관계를 단절시킨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지원이 향후 어떤 파장을 낳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주도는 이번 협력을 지속 가능한 모델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물품이 실제로 어디에 쓰이는지 확인되지 않은 점과 민감한 인물과의 접촉이 알려진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남북 관계의 얼어붙은 틈새를 지자체가 뚫을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정치적 쟁점으로 번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