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남긴 선택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근로자만 조합원으로 두는 규약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투표에 참여한 2만8,680명 가운데 2만7,618명, 96.3%가 찬성했는데요. 이로써 가전과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조합원들은 노조에서 탈퇴 처리될 예정입니다.
같은 총회에서 DX 부문 간부 두 명에 대한 불신임안도 함께 가결됐습니다. 이송이 부위원장은 95.7%, 이원일 광주지회장은 96.2%의 찬성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죠. 반도체 중심으로 조직을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가 수치로 확인된 셈입니다.
갈등의 뿌리는 성과급
배경에는 성과급을 둘러싼 오랜 앙금이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서 DS 실적이 좋아지자 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 재원을 마련하자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DX 쪽은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나누면 보상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진다며 반발했고요.
이 과정에서 DX와 비메모리 조합원들이 빠져나가면서 초기업노조 회원 수는 전사 과반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노조는 내년 교섭부터 다른 노조와의 공동교섭을 배제하고 DS 중심으로 협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한 회사 안에서 두 부문이 각각 임단협을 진행하는 구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남은 과제와 변수
DX 부문 직원들이 주축인 동행노조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며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회사가 객관적인 기여도 산정 기준을 내놓으면 협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신고 인원 200명 중 실제 참여는 40~50명 수준에 그쳐 동력 약화 우려도 제기됩니다.
최승호 위원장을 둘러싼 의혹도 변수입니다. 장인 업체와의 집회 물품 거래, 백화점 포인트 적립 등이 논란이 되면서 시민단체 고발과 선처 탄원서 서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포스코 노조도 위원장의 사측 관계자 골프 논란으로 내부 잡음이 이어졌죠. 노조 내홍이 노사 협상의 향방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