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어 경찰서까지…압수 비트코인 연이은 '증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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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3일 오후 4:16

발행: 2026년 2월 13일 오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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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경찰서에서 수사 중 압수된 21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사라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광주지검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분실 사례로, 콜드월렛 장치는 그대로인데 디지털 자산만 유출된 공통점이 있다. 이는 수사기관의 디지털 증거물 관리 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가상자산 시대에 맞는 새로운 보관 및 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증거물 보관함에서 사라진 21억 원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수사 중 압수된 비트코인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021년 11월 마약 사건 수사 과정에서 임의 제출받은 비트코인 22개가 최근 확인 결과 증발한 상태인데요. 현재 시세로 약 21억 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특이한 점은 비트코인이 저장된 USB 형태의 '콜드월렛' 장치는 그대로 보관함에 남아있었다는 겁니다. 껍질만 남고 알맹이가 사라진, 말 그대로 '텅 빈 지갑'이 발견된 것이죠.

이번 사건은 경찰청이 광주지방검찰청에서 발생한 312억 원 상당 비트코인 분실 사건(320개)을 계기로 전국 수사기관의 가상자산 보관 현황을 전수 점검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강남경찰서 사건은 광주지검에 이어 불과 몇 개월 만에 발견된 두 번째 대규모 분실 사례로,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적 문제임을 시사합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미 내사를 시작해 유출 경위와 내부 직원의 연루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콜드월렛은 있는데, 코인은 없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물리적 저장매체는 그대로인데 디지털 자산만 유출되었다는 점입니다. 콜드월렛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오프라인 지갑으로, 해킹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자산이 사라졌다는 것은 외부 해킹보다는 해당 장치에 접근 권한을 가진 사람에 의한 유출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습니다. 강남경찰서의 경우, 해당 사건의 수사가 중단된 상태에서 장기간 관리가 소홀해진 틈을 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수사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압수된 가상자산은 최종 처분(몰수 또는 반환)이 있을 때까지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수사가 장기화되거나 중지되는 경우, 증거물에 대한 주기적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각지대'가 생기기 쉽습니다. 디지털 자산은 물리적 증거물과 달리 복제나 이동이 매우 쉬워, 일단 유출되면 추적이 거의 불가능해진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디지털 시대, 수사기관의 새로운 과제

이번 연이은 사건은 단순한 관리 실패를 넘어, 법 집행 기관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가상자산은 이제 마약, 사기 등 각종 범죄 수사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증거물이 되었지만, 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하는 표준화된 시스템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해결 방안을 제시합니다. 접근 권한을 극소수 인원으로 제한하고 모든 접근 이력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기술적 보완, 정기적인 외부 감사 도입, 그리고 압수 즉시 공인된 제3의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그것입니다. 무엇보다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가상자산의 특성과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상자산 관리 매뉴얼을 전면 개정하고 시스템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미 유출된 자산을 되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번 사건이 디지털 증거물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유사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